"흡연은 성기능도 죽인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제종교수
혈관 수축, 발기부전 불러
"금연하면 혈류 개선돼"

흡연이 심장병이나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위험 인자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흡연은 성생활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준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제종(비뇨기과) 교수가 흡연과 건강의 상관성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설명했다. -담배를 피우면 왜 발기부전이 생길까. ▲발기는 음경의 특수한 구조를 통해 이루어진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음경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확장되며 혈액량이 급격히 증가해 음경 해면체 내에 혈액이 차면서 발기가 시작되고 유지된다. 따라서 혈관의 수축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발기에 필요한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리구조를 볼 때 담배를 피우면 몸 속에 흡수된 니코틴에 의해 음경으로 가는 혈관이 수축돼 혈액이 덜 차서 발기부전이 온다. 또 다른 작용으로는 담배가 음경동맥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키기는 데 이것 역시 발기부전을 부르는 요인이다. -담배 피운 양과 발기부전은 비례하나. ▲발기부전에 관한 역학연구로 유명한 미국 매사추세츠 남성노화연구소에서는 흡연이 발기부전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임을 밝혔다. 또 다른 많은 역학조사에서도 흡연자에서 발기부전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특히 음경의 동맥경화 정도는 담배를 피우는 양에 비례한다. 하루 피우는 담배 갑의 수와 담배를 피운 햇수를 곱해 그 수가 20이 되면(예를 들어 하루 한 갑씩 20년을 피우거나 하루 두 갑씩 10년을 피우는 경우) 음경동맥의 경화 정도는 72% 정도 나빠진다고 알려져 있다. 1990년 42~94세 일본인을 대상으로 성행동의 관련인자에 대해 조사한 결과 매일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기부전이 더 일찍 발생했다.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환자들에게 완전발기를 방해하는 가장 가능성이 있는 인자는 흡연인 것으로 추정된다. -금연을 하면 성기능은 회복되나. ▲음경혈류는 다시 회복되지만 기간에 따라 효력이 다르다. 하루 15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4주간 금연 후 음경혈류를 측정한 결과 하루만 금연하고 측정하였을 때보다 혈류의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담배는 여성의 성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나.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성기능을 저해 시키는 요인이 된다. 여성의 성 반응은 호르몬 수치나 심리적 요인에 의해 많이 좌우되지만 전구기나 흥분기 및 오르가슴 때의 국소성기의 반응은 남성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여성도 성 관계를 할 때는 질이나 음핵의 혈관과 평활근이 이완되면 혈액충만으로 인한 윤활액이 분비되고 감각이 민감해진다. 하지만 애연가의 경우 회음부나 국부성기로의 혈액공급이 감소하므로 불감증이나 오르가슴의 장애를 느낄 수 있다. 아울러 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들은 흡연을 할 경우 남성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기만 맡아도 성기능에 영향을 주나. ▲간접흡연 역시 직접흡연과 마찬가지로 발기부전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성기능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다. -흡연자가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발기부전이 개선되나. ▲시중에 나와있는 시알리스 등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음경으로 가는 혈관을 확장 시켜 혈액의 공급을 증가하게 함으로써 발기부전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흡연으로 인한 발기부전에도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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