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월 3차 테이퍼링"

월가 전망 "고용지표 부진해도 속도 안 늦출 것"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자동항법장치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토머스 코스터그 이코노미스트)

뉴욕 월가에서는 미국의 지난 1월 고용지표 부진에도 연준이 다음달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3차 테이퍼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앞으로 한달간의 추가 경기지표다. 최근 고용·제조업지표가 부진을 보이고 있어 미 경기회복세 둔화가 확인되면 테이퍼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지표는 로이터통신의 표현대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혼란스러운 신호를 줬다.

우선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11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18만4,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12월의 7만5,000명에 이어 2개월째 부진으로 두달간 합계로는 3년 만에 가장 적다. 일각에서는 미 동북부 지역의 이상한파, 중서부의 가뭄 등을 원인으로 지적하지만 날씨에 민감한 건설 부문 일자리 수는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 반면 소매·유틸리티·정부·교육 부문 등은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데서 보듯이 긍정적인 소식도 많다. 무엇보다 1월 실업률은 6.6%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지며 2008년 10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미국의 실업률 하락은 구직포기자 증가 때문이었지만 지난달에는 노동시장 참가자 수가 50만명 가까이 늘면서 노동시장 참가율이 한달 사이 62.8

%에서 63%로 상승했다. 구직자가 늘었는데도 실업률이 떨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연준이 현재의 테이퍼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1월 고용지표는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면서도 "연준이 FOMC 회의 때마다 100억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근 지표부진에도 연준은 미 성장률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3%대(연율 기준)의 강한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는 게 월스트리스트저널(WSJ)의 설명이다.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1월 고용지표로) 미 경기가 서서히 개선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통화정책에 극적인 변화를 줄 필요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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