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회의] 체질강화로 외부충격 최소화

상시 구조조정시스템 상반기중 마무리「적극적 경기방어」「경제체질 강화」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대통령 주제 경제장관간담회의 핵심은 외부충격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내부체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운용하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위기상황이지만 이를 기회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앞으로 3개월동안 매주 빠짐없이 경제동향을 점검하겠다는 것은 외부환경 예측이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국내 경제는 예상밖의 뉴욕 증시 붕괴, 일본 엔화가치 하락, 이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인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130을 넘을 경우 위엔화 절하를 표명한 중국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최대의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 철저한 모니터링과 각종 정책조합으로 '공격적 방어전략'을 마련한다는 전술이다. 내부적으로 상시구조조정시스템의 보완과제를 상반기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은 체질강화를 겨냥하고 있다. 외부의 바람에 임기응변식으로만 대응하다가는 외환위기직후 절호의 기회를 놓친 구조조정의 기회를 또 놓칠 우려가 있다는 다급함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환율, 물가, 성장률 등 거시경제 변수의 추이를 면밀히 점검, 경제운용계획을 전면 재조정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무슨 얘기가 오갔나 이날 청와대 회의에서 김 대통령과 경제장관들은 최근의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지금까지의 다소 이완된 자세와는 사뭇 다른 분석이다.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감은 회의내내 감지됐다. 김 대통령은 최근 미일 경제가 동시에 나빠지고 있는 것이 지난 30년대 대공황 초기상황과 비슷하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경제장관들의 최대 관심사는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였다. 정부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강조했다. 정우택 해양수산부 장관은 물가정책은 코스트푸쉬(비용상승) 요인을 감안해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은 원칙적으로 환율을 시장기능에 맡기고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시장에 개입하는등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엔화약세가 불안정하게 될 경우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운용방향 어떻게 바뀌나 올해 정부의 기본 경제운용방향은 제한적 경기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 재정규모증가율은 연 5.6%로 경상성장률(7~8%)보다 낮고 사회간접자본(SOC)예산도 지난해에 비해 3.9% 많은 수준에서 결정되어 있는 게 그 증거다. 그러나 올초부터 5월까지 5개월동안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라 정부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초 정부는 "제한적 대책만으로도 경제가 회생할 수 있으나 미국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에 대비해 수퍼급 경기부양책도 따로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정책당국이 "미국 증시 붕괴와 일본 엔화의 지나친 가치 하락은 솔직히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자주 강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6월 거시경제정책은 경기부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대외여건이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쪽으로 진행되고 있어 비상대책을 써야할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현실화될 경우 외환정책과 수출대책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선진국경기와 전망을 종합 검토해 볼 때 경제성장률, 물가 및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의 수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에 맞서 정부가 경기방어, 체질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얼마만큼 달성할지 현재로서는 기대반 걱정반이다. 박동석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