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간장게장 골목' 꼬리문 소송

'프로간장게장' 유명세에 비슷한 상호 줄줄이 등장
상권경쟁이 법정다툼 번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간장게장 골목'에서 벌어진 음식점 간 상권경쟁이 연이은 법정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980년 서모(63)씨는 잠원동에서 '프로간장게장'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장사를 시작했다. 서씨의 가게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까지 알려지는 등 유명세를 탔다. 그러자 서씨의 가게를 본뜬 유사 음식점들이 일대에 줄줄이 들어섰다. 서씨는 자신의 브랜드인 '프로간장게장'과 유사한 상호를 앞세우고 '자신들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주변 음식점들을 상대로 잇따라 민형사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진원두 판사는 2011년부터 'D프로간장게장'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영업을 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하모(54)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진 판사는 "하씨가 간판의 'D' 부분은 식별하기 어려운 작은 글씨로 쓰고 '프로간장게장'은 크고 진하게 만들어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는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하씨는 서씨 측이 제기한 상호 사용 금지 가처분신청에서도 해당 상호를 간판·포장·선전광고물 등에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결정을 받았다.

하씨뿐 아니라 서씨의 언니 서모(72)씨도 주변에서 'S프로간장게장'이라는 상호로 식당을 열고 자신이 원조라고 홍보하며 영업하다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또 인근 간장게장 식당 종업원 김모(68)씨는 평소 '프로간장게장'의 성업에 불만을 품다 이 식당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한편 하씨는 법원의 판결과 결정에 불복해 상소를 제기한 상태라 간장게장 원조와 후발주자 간의 소송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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