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갑횡포 뿌리뽑고 고강도 빚 감축 추진

■ 정상화 워크
불리한 계약·민간 배제 등 불공정 거래 조사 탄력 예상
사업조정·자산매각 등 박차…정보공개 범위도 대폭 확대


하도급 업체 등에 '갑' 행세를 해온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의 감시·감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불공정 행위와 입찰비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사업조정과 자산매각, 그리고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부채감축 방안도 강도 높게 추진되며 정보공개 범위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방만경영 근절 △부채감축 △정보공개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세부 전략을 논의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불공정 거래 행위와 입찰비리 근절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한 만큼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온 공공기관들의 불공정 거래 횡포 조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공기관의 골목상권 침해와 일감 몰아주기, 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 행태에 대해 조사를 확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공기관이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하도급 업체에 불리한 계약을 강요하거나 일감 몰아주기를 위해 경쟁에서 민간사업자를 배제시키는 행위를 철저히 파악해 근절시키겠다는 것이다.

부채감축을 위한 제도개선도 기존 방침대로 계속 추진된다. 구분회계제도 적용대상을 7개에서 13개로 늘리기로 한 방침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지속 추진된다. 구분회계제도란 대상 기관이 확대부채 증가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사업구분 단위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들이 적자사업을 방만하게 벌이지 않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내실화와 사후 평가제도 시범사업 실시도 추진된다. 빚더미 경영을 막기 위해 공사채 발행 총량제 도입과 자산매각 활성화를 위한 자산매각지원위원회 구성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이날 워크숍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1개 기관의 확정된 부채감축 정상화 계획과 295개 기관의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되면 2017년 대부분 공공기관 재무구조를 이자보상배율 1 이상 부채비율 200% 미만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현 부총리는 또 올해 3·4분기 말에 기관별 정상화 실적 점검 등 엄정한 중간 평가를 통해 인센티브와 제재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기업 안전 관련 예산과 인력을 점검해 안전기능을 강화하고 정보를 공개해 전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여성·시간제 일자리와 대체인력 채용을 활성화해 공공기관 채용 규모를 늘리고 직무능력 평가 중심의 채용 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는 주요 공공기관들의 정상화 이행사례 발표도 이뤄졌다. 부산항만공사·무역보험공사·마사회의 방만 경영 개선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비리 개선 추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전·수자원공사·석유공사의 부채감축 이행 등이 그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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