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결과에 실망하면서 14일 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2.2원 오른 1,156.2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5.0원 오른 1,159.0원으로 출발해 장중에는 1,160.7원을 기록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을 줄였다. 원화 약세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안정화기구(ESM) 규모를 5,000억유로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다 지난밤의 미국 FOMC에서도 별다른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원화는 약세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실제적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는 전고점인 1,165원선 밑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이 다가올수록 상승세를 유지하고 그런 상승세는 내년 1ㆍ4분기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오태석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상무)는 "연말까지 원ㆍ달러 환율은 평균 1,155원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환율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내년의 원ㆍ달러 환율의 흐름을 ▦1ㆍ4분기 1,210원 ▦2ㆍ4분기 1,155원 ▦3ㆍ4분기 1,095원 ▦4ㆍ4분기 1,050원 등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흐름을 예상한 뒤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가 상반기까지는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유럽 등의 변수로 인해 원ㆍ달러 환율은 12월 들어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ㆍ달러 환율의 12월 변동폭은 첫째 주 24.10원, 둘째 주는 25.00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변동폭(첫째 주 16.50원, 둘째 주 7.40원)에 비해서는 높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담당자는 "환율이 상승하는 것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 바로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폭"이라면서 "통상 12월은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대응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럽 등의 변수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12월 들어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