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자전거 유통 손떼라"

소상공인 골목상권 보호 위해 대규모 시위 예고
LS "전기 자전거 수출 준비 과정… 철수 못해"

바이클로 부산점 내부

대기업들이 최근 여론의 집중포화로 빵집, 커피전문점, 순대 등 골목상권 업종에서 잇따라손을 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자전거 점포 주인들이 대기업의 자전거 유통사업 철수를 주장하고 나섰다.

자전거 소매 상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곳은 재계순위(자산기준) 14위인 LS그룹. LS그룹의 계열사인 LS네트웍스는 지난 2010년 4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자전거전문 유통브랜드인 '바이클로' 1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지난해말 현재 목동, 부산, 일산, 안양, 용산 등지에 14호점까지 직영점포를 늘려놓은 상태다.

자전거 소매 상인들은 "시장규모도 크지 않은 영세업종을 대기업에서 왜 눈독을 들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대ㆍ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차원에서라도 LS그룹이 자전거유통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세 자전거점포 상인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되자 이들 단체인 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은 6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골목상권 보호를 요구했다. 앞서 중소기업청장을 만나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향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안양 LS본사 앞에서 소상공인단체와 연합해 대규모 항의 시위도 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자전거 소매 점포는 약 2,500개로 시장규모는 2,000~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보식 자전거조합 이사장은 "LS같은 대기업이 얼마를 남겨 먹으려고 구멍가게 같은 자전거 유통사업을 하는 지 이해가 안간다"며 "최근 시장원리나 사회적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안다면 사업은 접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인 이사장은 "바이클로는 직영점인 만큼 대부분의 매장에서 억대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기업은 수억원이 껌값일 수 있겠지만 바이클로 인근 지역의 자전거 상인들은 매출 감소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S가 생뚱맞게 자전거 유통에 진출한 것은 오너인 구자열 회장의 취미 때문으로 생각한다"며 "취미를 사업으로 승화해서 잘 되는 일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2009년부터 대한사이클연맹회장직을 맡고 있는 구 LS전선 회장은 자전거로 출퇴근할 정도로 자전거 매니아로 정평이 나 있다. 강남에서 자전거 매장을 운영중인 인 이사장은 "구 회장은 16년간 단골이었고, 자전거유통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도 강하게 만류했었다"며 "하지만 결국 취미가 사업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자전거 소매 상인들의 이 같은 지적에도 LS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자전거 영세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LS그룹은 사업철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현 자전거 유통사업은 앞으로 자전거 생산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며 "전기자전거 생산을 목표로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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