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구조조정 가속

선박 13척 중 10척 매각 완료
자회사 2곳 홀딩스에 팔기로
경영분리 사전 작업도 본격화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변경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차입금을 갚기 위한 선박매각 작업은 시작과 동시에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한진그룹으로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자회사 매각 등 사전작업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매각하기로 했던 총 13척의 선박 가운데 현재 10척을 매각했다.

이는 지난 1월 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했던 선박 가운데 13척을 고철로 처분하는 방안을 확정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12월 선박 매각을 통해 1,672억원 가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두바이와 싱가포르의 중개업체를 통해 스크랩 업체로 선박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대상 선박은 모두 컨테이너 선박으로 대부분 1995년에서 1997년에 만들어진 4,000~5,300TEU(1T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 급 TEU로 노후한 선박들이다.

한진해운은 애초 상반기 중으로 선박을 매각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월까지 10대를 매각함에 따라 일정에 여유를 갖게 됐다.

회사측은 특히 매각자금 규모가 캠코 차입금(1,527억원) 수준을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 금액이 현재 추세라면 캠코 차입금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조양호 회장과의 한진해운 경영권 이양도 본격화하는 추세다.

한진해운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한진에스엠과 에이치제이엘케이(HJLK)의 지분 99.9%와 100%를 한진해운홀딩스에 각각 180억 원, 191억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한진에스엠은 선박관리 업체며 HJLK는 화물운송 중개 업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한진해운의 유동성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한진해운 경영권을 한진그룹 측에 넘기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있다. 두 그룹은 지난해 말과 올 초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분할한 후 신설법인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이, 기존 법인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측이 갖기로 합의했다. 분할된 신설법인은 한진해운 지분과 상표권, 자산 등을 가지는 실질적인 한진해운의 몸통으로, 대한항공이 상반기 중 4,0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가져오게 된다.

최 회장은 싸이버로지텍과 이번에 한진해운에서 떼어오는 한진에스엠과 HJLK, 여의도 사옥 등을 보유하는 기존 법인을 보유하는 구조다.

한진해운은 이에 유상증자를 위한 준비작업에도 돌입했다.

한진해운은 이달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제3자 배정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 경우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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