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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도 손에서 떼질 않는 스마트폰이지만 차갑고 딱딱한 것이 대다수였어요. 가죽은 스마트폰에 인간미를 더할 방법을 고민하다 떠올린 것 입니다"(김영호 전문위원)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이 회사 MC연구소 김영호(50) 전문위원과 박민선(35) 선임연구원은 G4의 가죽 후면 커버가 스마트폰에 '사람 냄새'를 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전문위원과 박 선임연구원은 G4의 가죽과 3D 커버를 처음으로 고안해낸 스마트폰 디자이너다. 김 전문위원은 LG전자의 '슈퍼디자이너' 출신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라다 폰'과 '아이스크림 폰'의 디자인을 맡았으며, 이어 대부분의 G 시리즈를 해온 스마트폰 디자인 '장인'이다. 박 선임연구원 역시 프라다 폰과 G 시리즈의 디자인에 참여해 실력을 입증받았다.
김 전문위원은 "전자기기에 가죽을 적용하는 것이 최초의 시도라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막상 (G4를) 써본 뒤 생각이 바뀐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그 이유가 가죽 커버의 본래 목적이 '편리함'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G4를 한 번 쥐어본 사람들은 그 '손맛'을 잊지 못한다"며 "금속과 유리로 이뤄진 스마트폰이 손에 얼마나 익지 않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처음에는 손맛에 끌린다면, 나중에는 가죽에 담기는 자기만의 체취에 매료된다. 김 전문위원은 "가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커지는 소재"라며 "스마트폰에 자기 지문처럼 체취가 남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체취는 G4에서 중요한 요소다. 박 선임연구원은 "한 외국 언론은 '스마트폰에서 나는 가죽 냄새가 매우 좋다'며 놀라워했다"며 "G4는 시각과 촉각뿐 아니라 후각까지 자극하는 스마트폰"이라고 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가죽을 스마트폰에 덧댈 때까지 있었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 핏물이 흐르는 가죽 공장에서 다양한 '가죽 레시피(공법)'를 고민했다"며 "이 방법 저 방법 써가며 해결책을 찾느라 한참을 씨름했다"고 회고했다. 생산 부서와 옥신각신해야 했던 때도 있었다. 박 선임연구원은 "생산 파트는 최대한 많은 양의 가죽을 쓰고 싶어 했지만, 디자이너로서 가죽의 균질성을 담보할 범위를 쉽게 양보하기 힘들었다"며 "소 한 마리 가죽 펼쳐놓고 '여기까지만 쓰자, 말자'를 두고 여러 번 옥신각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3D 패턴 후면도 마찬가지. 김 전문위원은 "같은 금속이라도 차별화를 두기 위해 '장인이 만든 도자기'에 착안해 디자인했다"고 했다.
김 전문위원과 박 선임연구원은 LG전자가 앞으로도 새로운 디자인 시도를 계속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디자인은 늘 그 중심에 사용자를 둬야 한다"며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쓸 때 어떤 것이 가장 편리한 디자인인지를 고민하는 것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