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75% 재산증가
李부총리 3배이상 늘고, 이명박시장은 2억 줄어
고위 공직자들이 밝힌 지난해 재산변동 사유는 다양했다. 재산이 크게 늘거나 줄어든 공직자들이 거론한 변동 이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이었다. 주식 투자나 저축 등 금융자산의 증감도 재산변동의 주된 요인이었다.
무엇보다 토지와 아파트 등 부동산이 지난해 고위 공직자들의 최고 재테크 수단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재산이 지난 2000년 8월7일 퇴직 당시 25억1,127만원에서 지난해 2월11일 다시 부임하면서 3배 이상 불어난 86억3,511만원으로 신고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재산증식의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년6개월 만에 무려 61억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또 지난 한해 동안 4억7,268만1,000원이 늘어나 지난해 말 현재 91억779만5,000원인 것으로 신고됐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경기도 광주의 전답 2만3,000평을 2003년 말 58억원에 팔아 금융자산이 늘고 보유 주택 및 회원권 가격이 올라 부총리의 재산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은 부인 소유 토지 수용 보상액과 공시지가의 차익 등으로 11억1,331만원이나 늘었다. 김 차관은 공시지가로 6억3,000만원 하는 부인 소유의 토지 수용 보상액으로 18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비해 재력가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건물 임대보증금 감소 등으로 2억800만원 줄어들었다며 186억6,680만원을 신고했다.
주식 등 금융자산을 통해 재테크를 한 공직자도 많았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투자신탁 평가이익과 봉급저축, 이자 수입 등으로 재산을 2억836만원 늘렸다. 저금리 속에서도 금융기법만으로 재산을 불리는 솜씨를 몸소 과시한 것이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 직장이던 KOTRA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받은 거액의 성과 상여금으로 재산을 1억5,000만원 이상 한꺼번에 불려 눈길을 끌었다. 오 장관은 경영평가 상여금 명목으로 1억3,900만원을 받았고 이자 증식분까지 포함, 1억5,326만원을 벌었다. 김승규 법무부 장관은 취임 전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로고스의 출자금 환급과 퇴직금 등으로 1억2,300만여원이 증가했다.
한편 행정부 고위 공직자 중 최고의 재력가는 홍석조 인천지검장으로 274억7,200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현 주미대사의 동생인 홍 검사장은 유가증권 269억원, 건물 6억원, 예금 6억원, 토지 2억원, 채무 28억원, 기타 17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홍 검사장은 휘닉스디스플레이전자(현 휘닉스피디이)가 코스닥 등록으로 81억원이 넘는 평가차액이 발생했으며 24일 상한가로 마감해 주당 5만8,100원을 기록함에 따라 평가자산은 32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입력시간 : 2005-02-24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