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제대로 알면 회담에서 유리하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월12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40일 앞두고 김정일(金正日)과 북한연구에 들어갔다.
金 대통령은 3일 국정원, 통일부, 외교통상부, 청와대 비서실 등으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검토하는 등 평양회담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金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준비접촉을 지켜보고 수시로 보고받기 위해 당초 오전으로 예정됐던 건설교통부 신년 업무보고를 오후로 미뤘다.
또 내달 12일 평양을 방문하기 전까지 가급적 일정을 조정해 어린이날 행사, 국민과의 대화 등 굵직굵직한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많은 시간을 회담 준비에 할애할 것으로 알려졌다.
金 대통령은 이와함께 오는 9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의 회동외에도 정원식(鄭元植) 전 총리 등 과거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인사들을 만나 정상회담에 대한 자문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金 대통령이 준비작업에서 가장 치중하고 있는 부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단독대좌를 통한 담판을 앞두고 김정일 개인에 대한 철저한 연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金 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화·예술 분야는 물론 金위원장의 연설문 등을 바탕으로 그의 남북관과 통일론을 면밀히 분석해 정상회담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두 정상의 단순한 몸짓 하나하나에도 남북한 주민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점에서 金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과 의전절차 등이 확정되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金 대통령은 이같은 정상회담 준비와는 별도로 내각의 국정현안 챙기기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현안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원칙에 따라 철저히 대비토록 할 것을 강력히 지시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상대를 정확히 알고 사전에 철저히 대비할 때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황인선기자ISHANG@SED.CO.KR
입력시간 2000/05/03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