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北진출 '급물살'

■ 남북공동 컨소시엄 추진동북아 CDMA벨트 가시화 북미관계 진전에도 도움 '북한을 CDMA벨트로 묶어라.' 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ㆍKTㆍ삼성전자ㆍLG전자ㆍ현대시스콤 등 국내 이동통신서비스ㆍ장비업체 관계자들이 4일 북한을 방문함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의 북한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남북 이동통신 공동 컨소시엄을 통한 우리 업체들의 북한 이동통신시장 진출은 기존 제조업과는 달리 핵심 기간망의 진출이라는 점에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 북한은 동북아 CDMA벨트의 중간고리 업계가 북한 이동통신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동북아 CDMA벨트 구축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연결고리라는 점 때문이다. 북한을 통해 중국ㆍ동남아지역을 하나의 CDMA벨트로 묶는 것이 우리측으로서는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통일 한국의 통합통신망 구축을 위해서도 이동통신의 북한 진출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다. 외국업체에 북한의 이동통신사업권을 넘겨줄 경우 통일 이후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위기감도 정부와 업계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업계는 평양지역의 경우 고층건물이 많지 않은데다 시가지도 복잡하지 않아 300억~400억원 정도면 이동통신망 구축이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cdma2000 1x등 3세대 이동통신이 아닌 2세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기존 유휴장비를 활용할 수 있어 구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남북경협과 북미관계에도 도움 남북 이동통신 공동 컨소시엄이 구성될 경우 지난 4월 임동원 대북특사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별 진전이 없는 남북경협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이동통신장비를 북한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이 뒤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고 미 의회도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흔쾌히 이를 수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컨소시엄 구성을 계기로 북미간의 긴장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록슬리와 경합 예상 북한 이동통신시장에는 이미 타이의 록슬리 퍼시픽사가 진출해 있는 상태다. 록슬리는 북한 조선체신회사와 합작회사인 동북아 전화통신사(NEAT&T)를 설립, 나진ㆍ선봉 자유무역지대에서 유럽식이동전화(GSM) 방식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까지 5,000회선을 구축, 500명 정도의 무선호출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국경지역 상인들에게 GS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휴대전화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력문제와 자금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남북 공동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할 경우 CDMA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무조건 우리 편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북한 당국은 당분간 록슬리와 우리측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동통신의 북한 진출이 원만하게 성사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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