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펀드와 같은 섹터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는 물론 섹터형 상장지수펀드(ETF)와도 운용이 달라야 합니다. 투자자들이 섹터 펀드에 자금을 맡기는 것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매니저에게 변동성 관리라는 의무를 준 것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한국 헬스케어펀드'는 지난 2013년 2월에 설정된 비교적 최근 상품이다. 하지만 이 펀드는 2년 만에 1,100억원 이상을 끌어모으면서 대표적인 헬스케어펀드로 자리 잡았다. 성과도 좋은 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의 최근 2년간 운용 수익률은 75.15%에 달한다. 최근 급락장에서 수익률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헬스케어펀드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박택영(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섹터리서치본부 팀장은 13일 "헬스케어펀드는 수익 이상으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최근같이 하락 위험이 드러나는 국면에서는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펀드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펀드의 리스크 관리 비법으로 적극적인 현금 관리를 꼽았다. 주식 편입비율을 60~90% 사이로 설정한 후 하락 국면이면 주식 비중을 60%까지 낮추고 현금 보유를 늘리는 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일반 액티브 펀드라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강세장일 경우에는 상승 탄력도가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지금 같은 하락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평소 편입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빠짐없이 탐방해 종목을 선택하고 있다. 그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국내 헬스케어 관련 기업 150여곳을 방문해 투자대상 종목을 70~80개로 압축한 후 최종 검증을 거쳐 포트폴리오 편입 대상 종목을 50여 개를 선정한다. 투자 비중이 2~3% 정도로 유의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20여개, 5% 이상 탑픽(top-pick) 종목은 5개 정도다. 그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중소형 제약사들의 경우 안정적 매출과 이익 성장성을 보여주는 종목을 담고, 대형 제약사나 바이오 기업은 현재 매출과 이익이 가시화되지 않았더라도 상승 잠재력을 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적절한 매수 시기를 찾는 '타이밍 투자'가 빈번할 것 같지만 박 팀장은 종목 교체를 많이 하지 않는다. 대신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투자비중을 조절해 최고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는 회전율이 100% 정도로 일반 주식형 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 실제로 박 팀장은 펀드 설정 초기 투자바구니에 담은 휴온스와 메디톡스 등을 지금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향후 전망도 좋게 보고 있다. 그는 "예컨대 올해는 바이오주가 각광을 받았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소형 제약사, 하반기에는 의료기기 업종이 주목을 받았다"며 "국면마다 포트폴리오내 종목 비중을 조정해 다른 펀드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높은 밸류에이션 등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헬스케어 주가가 비싼 측면이 있지만 실적이 따라와 주면서 결국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켜주기도 했다"며 "저성장 시대를 맞아 주가가 예전처럼 돌아 간다고 하는 것도 극단적 가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의 연간 수익률 목표를 10% 정도로 잡았다. 과거와 같이 연간 40~50%의 폭발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높은 수익률만 보지 말고 높은 투자 위험도 함께 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헬스케어펀드는 수익성이 높은 만큼 위험도 크다" 면서 "자산 중 일부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