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체력 감안 하락폭은 제한적"

中 지준율 인상등 국내외 악재… 외국인 대거 순매도 전환
단기적으론 변동성 커질듯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수 기조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국내외에서 동시에 악재가 터져나오자 투자심리가 갑자기 얼어붙었다. 미국의 골드만삭스발 악재와 중국의 긴축 우려, 국내의 두산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저평가 메리트 등을 고려할 때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로 전환=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20.35포인트(1.17%) 하락한 1,721.2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말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2,300억원, 선물시장에서 3,732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선ㆍ현물 동시 순매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현물시장 순매도 규모는 지난 2월25일 이후 가장 컸다. 반면 개인이 현∙선물시장에서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주로 삼성전자와 포스코ㆍ현대차 등 전기전자 및 자동차 등 지금까지 비중을 확대했던 업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악재가 동시에 터져나오면서 매수주체 공백이 발생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상승할 만한 모멘텀이 약화된 만큼 당분간 긍정적인 경제지표 개선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동시에 악재 불거져=이날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국내외에서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두산의 재무리스크가 불거졌고 중국은 지준율 인상에 따른 긴축 리스크가 불거졌다. 두산건설의 자금악화 가능성은 두산그룹주를 큰 폭으로 끌어내리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의 인민은행도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더구나 미국의 경우 골드만삭스발 악재가 형사사건으로까지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리스 구제금융' 호재를 압도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골드만삭스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가 형사사건으로 비화되면서 금융그룹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점이 상당한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며 "외국인이 아직 매도로 돌아선 것은 아닐지라도 매수세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예상보다 강했지만 시장의 움직임 자체가 하향세로 꺾일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될 수도=단기적으로는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증시 수급 상황을 따져보면 삼성생명 상장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위축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것으로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매수세가 이전만큼 확대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출렁거리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하방 경직성은 높은 편이어서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