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 분사 인가 신청서에 체크카드의 비중을 3년 내에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카드를 은행에서 분사하더라도 무분별한 외형확장을 자제하는 대신 체크카드 시장을 육성하려는 금융 당국의 정책방침에 맞추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사업보고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금융 당국도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분사 허용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에 카드사 신규 설립과 관련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과 올 초에도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을 떼어낼 계획이었지만 금융 당국이 카드사 간 과열경쟁이 우려된다며 인가신청서조차 받지 않았다. 이번이 세 번째 시도다.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의 카드 분사 신청 서류를 최근 금융감독원에 넘겼고 금감원이 이를 심사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분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보고서에 3년 내에 체크카드 비중을 30%로 높이는 등 체크카드 활성화 전략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신용카드 시장은 아무래도 확장의 제약요건이 많다. 당국도 체크카드 시장을 확장하는 정책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에 맞춰 비중은 빠른 속도로 높이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규제가 다음달부터 시행돼 카드사가 무분별하게 외형을 확대하기가 어려워 졌다.
그는 또 "체크카드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많아야 한다"면서 "2~3곳의 금융지주회사가 체크카드 시장을 비중을 높이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도 은행에서 분리될 경우 체크카드 시장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회적인 압박인 셈이다. 우리금융은 카드분사가 승인을 받으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카드' 상품을 출시하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 당국도 우리카드 분사 허용 쪽으로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서류접수를 받은 이상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본 뒤 결정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에도 반대할 명분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르면 연내에 분사 승인을 내릴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분사를 승인 받으면 내년 1월 중순까지 관련 조직을 정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역량이 은행에 집중되다 보니 카드사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웠다"며 "카드사가 떨어져 나오면 기업가치가 올라 공적자금 회수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