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광석(앞줄 오른쪽)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은‘면역시스템이 병든 세포만을 색출, 공격하는 원리’를 규명한 공로로 3월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했다. 안교수와 연구원들이 수상결정 소식을 듣고 활짝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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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안광석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
병든 세포만 죽이는 면역체계 규명…바이러스 탐지해 알려주는 'PDI' 역할 밝혀내간염바이러스등 백신 개발에 중요 정보 제공 "기초 면역학의 기념비적 성과" 셀誌도 극찬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안광석(앞줄 오른쪽)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은‘면역시스템이 병든 세포만을 색출, 공격하는 원리’를 규명한 공로로 3월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했다. 안교수와 연구원들이 수상결정 소식을 듣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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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안광석 교수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과 기념비적인 연구성과다.”
세계 3대 과학저널에 하나인 셀(Cell)지는 서울대 안광석 생명과학부 교수팀(사진)이 ‘병든세포만을 색출해 공격하는 면역시스템의 원리’를 규명하자 이같이 극찬했다. 셀지는 지난 2006년 10월20일 안 교수팀의 특집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연구결과의 중요성과 파급효과에 대한 자세한 분석기사까지 실었다.
당시 해설기사를 공동 집필한 네이처(Nature)지 편집장인 니페 박사와 영국의 엘리어트 박사는 “안 교수팀의 이번 논문은 기초면역학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했을 뿐 아니라 응용적인 측면에서도 만성감염 바이러스 백신설계 등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병든 세포만 죽이는 촉매제 규명= 안 교수팀은 ‘PDI’라고 하는 단백질효소가 바이러스나 암단백질로부터 유래된 작은 단백질 조각을 포획해서 이를 면역 감시세포인 ‘킬러T임파구’에 알려줘 병든 세포만을 골라 죽이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이 같은 메커니즘 규명은 관련분야에서 큰 획을 긋는 연구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인체 면역감시 작용에서 PDI의 핵심적인 역할은 실제 바이러스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한국인의 95%가 만성 감염되어 있으며 폐렴의 주원인인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는 침입 후 곧 바로 PDI를 공격하여 분해시켜 버린다.
따라서 면역감시시스템을 무력화 시키고 평생 동안 만성감염을 일으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PDI를 보호할 경우 면역감시시스템이 무력화 되지 않은 길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산화ㆍ환원 반응이 면역반응 조절의 근간이 됨을 최초로 규명, 기초과학적 측면에서도 성과는 크다. 결국 이번 성과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 에이즈 등의 만성 감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용 백신 뿐 아니라 면역학적 항암제 개발, 그리고 당뇨,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병 치료제 개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8만분의1 확률 바이러스 단백질을 찾는다 = 바이러스 감염과 암은 서로 다른 증상으로 보이지만 질환발생의 면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유사하다.
매일 끊임없이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고 있고, 빈도의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암세포가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면역시스템이 이들 병든 세포들을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화가 되거나 질병이 있는 경우는 다르다.
면역력이 약화되면 면역감시기능이 약해지고 이틈을 이용, 바이러스가 번성하게 되거나 암세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발달한다. 실제로 바이러스는 몸 속으로 침입한 뒤 4시간이면 병을 일으키고 도망갈 수 있다. 때문에 면역시스템은 신속하게 바이러스 침입을 탐지해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몸은 계속 바이러스 침입에 뒷북만 칠 뿐이다.
또 우리 몸의 세포 속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작은 단백질 조각 중 바이러스 단백질 조각은 극소수 (확률상 약 8만분의 1) 이다. 인체 면역시스템이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바이러스 침입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극소량으로 존재하는 바이러스나 암 단백질 조각을 적극적으로 포획하는 원리를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
입력시간 : 2007/02/28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