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로 연일 오름세를 보이던 삼성전자(05930)의 주가가 8일만에 하락 반전해 어느 선까지 조정을 받을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의 주가가 향후 종합주가지수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 후반부터 조정을 보이고 있는 D램 현물 가격과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하반기 정보기술(IT) 및 반도체 경기의 회복 가능성과 삼성전자의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16일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보다 9,500원(2.71%) 떨어진 34만1,000원에 마감됐다. 일단 주가가 조정을 보이는 이유는 펀더멘털 요인의 변화보다는 수급상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은 이날 9일째 순매도하며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이날 프로그램 매물을 중심으로 427억원(12만4,000주)를 내다 팔았다.
반면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16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지만 40억원(1만7,000주)를 사들이는데 그쳐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기에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중순 이후 오름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지난 주말 미국시장의 반도체 관련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자 삼성전자의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다”며 “아직까지 외국인 지분율에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시세가 꺾였다기보다는 일시적인 조정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도체 DDR 400의 가격이 지난 주말 이후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곧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DDR 400 가격이 5달러까지 오른 뒤 약세로 전환됐지만 이는 한달 만에 39%나 가격이 급등한 것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 때문”이라며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조정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민후식 동양종합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은 2ㆍ4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메모리 사업부문은 물론 휴대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8만원보다 16% 높은 4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