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대적인 M&A가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주주들의 거부감이 적고 인수후 합병기업의 주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보다 현금이 유리하기 때문이다.12일 미 톰슨금융증권데이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개월간 미 기업들의 인수·합병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지난해 동기의 67%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M&A에서 주식을 활용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은 지난 94년 이래 처음이다.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기업인 알코아의 레이놀즈 금속 인수, 월마트의 영국 아스다 PLC 인수 등이 최근 현금 인수·합병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J.P 모건의 M&A 담당이사인 릭 에쉬리히씨는 주식 비중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주로 주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메가딜이 최근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M&A 관계자들은 적대적 M&A가 크게 늘면서 주식을 사용하는 것보다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 성사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있다.
뉴욕의 법률회사인 듀이 발렌타인의 M&A부문 책임자 모튼 피어스씨는 『적대적 딜의 경우 현금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면 협상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된다』며 『적대적인 기업 인수에서 주식을 활용하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들도 M&A 관련 대출이 일반 대출에 비해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페인웨버사의 조사에 따르면 M&A 관련 대출이 전체 신디케이트론의 22%에 지나지 않지만 전체 수수료 수입의 81%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론 프라이싱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하던 M&A 관련 대출 규모가 지난 2분기에는 700억달러로 반등했고, 인수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연계 대출하는 레버리지 론도 28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일부 자금이 풍부한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로 신디케이트 론을 통해 M&A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 2분기의 신디케이트 론과 M&A 지원규모는 모두 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체이스 맨해튼 은행과 골드만 삭스는 올리베티의 텔레콤 이탈리아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225억유로의 신디케이트론을 지원했고, 체이스 은행 등은 AT&T의 미디어원 인수를 위해 300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을 지원하기도 했다.
복잡한 주식거래와는 달리 현금을 사용할 경우 향후 기업가치의 척도가 되는 주가수익률을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점도 현금 활용이 늘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체이스 맨해튼의 신디케이트 부문 책임자인 피터 글레이스틴씨는 『궁극적으로 모든 기업들은 주가수익률을 높이려 노력한다』며 『주식수가 늘어나면 주가수익률이 떨어지지만 대출을 받아 인수자금으로 사용하면 향후 주가수익률을 높이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시기 선택이 중요한 M&A 과정에서 주거래은행으로부터 짧은 시간에 거액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현금이 주식보다 선호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