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PX 인근에 커피숍을 차려 놓고 지하땅굴로 면세 맥주 및 와인을 빼돌려 시중에 유통시킨 밀수단이 적발됐다.
관세청은 2000년 6월 용산구 한남동 미군 주거시설인 한남 빌리지 옆에 위장 커피숍을 차려 놓고 한남빌리지 PX 물품보관창고까지 지하땅굴을 연결한 후 올 6월까지 시가 20억원 상당의 면세 맥주와 와인을 빼돌려 시중에 팔아 온 조직밀수단을 적발했다고 4일 발표했다.
밀수단 총책 이 모씨는 한국인 PX 지배인과 공모해 위장 커피숍에서 PX 물품보관창고까지 약 20m 가량 지하땅굴을 판 후 면세 맥주와 와인을 대량으로 빼돌려 왔다. 밀수단은 위장 커피숍 지하를 PX 창고보다 더 깊게 파 내려간 뒤 레일을 깔아 PX 창고에서 맥주나 와인 박스를 대량으로 실어 날랐다. 밀수단은 최근 2년간 맥주 5만8,000상자, 와인 4,000박스를 빼돌려 시중에 판매해 12억4,500만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했다.
관세청은 남대문 시장 등을 중심으로 불법 면세 맥주가 유통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유통경로를 역추적한 끝에 밀수단을 적발했다. 관세청은 밀수 관련자 28명에 대해 관세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태영 서울세관 조사국장은 “밀수단이 지하땅굴을 이용해 PX 면세물품을 대량으로 빼돌려 시중에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