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회계감사 주의보`가 내려졌다.
검찰이 최근 코스닥에 등록된 10개 IT(정보기술)기업이 300억원이 넘는 가공거래를 했다고 발표하는 등 분식회계로 말썽을 빚는 사례가 속출하자, 회계법인들이 `현미경 감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계감사 시즌을 앞둔 코스닥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불안, 증시침체 등으로 전반적으로 코스닥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회계감사에서
▲부적정
▲의견거절
▲한정 등의 감사의견을 받아 퇴출되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ㆍ개발비ㆍ투자유가증권 등 집중 감사 = 올 회계감사에서 타킷이 되는 것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평가가치가 큰 편차를 보이는 재고자산과 개발비ㆍ투자유가증권 부분. 박성호 에스아이피오 회계사는 “실적이 안 좋은 기업이 재고를 부풀리고 개발비를 자산으로 돌려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회계서류를 작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회계법인들이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 내부에서도 한번 더 회계감사 결과를 걸러내는 등 심의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김도영 한길회계법인 대표회계사는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상장ㆍ등록기업에 대한 부실감사는 회계법인의 존폐와 직결된다”며 “현장감사 결과를 내부에서 강도높게 재심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장퇴출 기업 속출할 듯 = 지난해부터 결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등의 의견을 받으면 곧바로 퇴출된다. 실제로 지난해 휴먼이노텍ㆍ한빛전자ㆍ옵셔널벤처스 등이 감사의견거절 등으로 퇴출됐다.
지난해 상반기 결산에서 `의견거절`또는 `한정의견`을 받은 곳은 모두 17개사에 달한다. 이 중 심스밸리와 카리스소프트ㆍ유니씨앤티는 이미 퇴출됐고, 나머지도 대부분 이번 결산에서 부정적인 회계결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IT기업 등 자금난 등으로 한계상황에 봉착한 코스닥 기업들이 많아 회계감사에 의해 퇴출되는 기업 수가 의외로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열사ㆍ비상장사에 대한 출자나 재고자산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기업, 잦은 대주주 변경 기업, 초저주가 기업 등은 우선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