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도한 가맹 계약으로 '갑을관계 논란'을 빚었던 편의점업계가 점포주와의 상생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이달 1일부터 전국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차량정비 할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국 600여개 애니카랜드 제휴점에서 배터리 점검과 타이어 교체 등 13가지 항목을 최대 53% 할인해준다. 가맹점주 대다수가 보유한 자동차를 대상으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U는 지난 11월 녹십자와 손잡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 지원 프로그램도 내놨다. CU가맹점상생협의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이 프로그램은 100만원이 넘는 종합건강검진 비용을 30만원으로 낮춰 가맹점주 사이에서 호응이 뜨겁다.
서기문 BGF리테일 상생지원팀장은 "먼저 도입된 '가맹점주 자녀 여름캠프' 등 일부 제도는 자녀가 없는 점주님은 참여가 제한적이었다"며 "가맹점주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는 2010년부터 점포주 건강검진 서비스를 도입하고 '가맹점 끌어 안기'에 나섰다. 서울·부산·대전·제주 등 전국 13개 건강검진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본사 직원과 동일한 26만원으로 비용을 책정했다. 올해부터는 5년 이상 점포를 운영한 가맹점주에게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
지난 2월에는 20년 이상 점포주를 대상으로 'GS25 20's 클럽'도 새로 선보였다. 가맹점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별도의 감사패를 증정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점포주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우수 경영주를 선정해 해외 편의점 연수도 보내준다.
세븐일레븐은 올 초에 점포주 상해보험 제도를 신설했다. 주요 질병은 물론 매장 운영 중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상해까지 보장해준다. 점포주가 회사 성장을 위한 핵심 인력인 만큼 이에 대한 지원과 보상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대표가 직접 나서 사가(社 歌)도 만들었다. '행복을 만드는 해피 리더'를 기치로 내건 이 곡은 경쾌한 음율을 바탕으로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과거 무리한 가맹계약으로 빚어진 아픔을 씻어내고 본사와 가맹점이 가족처럼 하나로 뭉쳐 상생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편의점은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여러 편익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는 업종이지만 그간 적극적인 소통이 부족해 일부 오해와 지탄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가깝고 편리한 행복 충전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 혁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