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폐막 "2011년 대구서 다시 만나요"

美1,600m 계주석권… 4회연속 종합우승
볼트 앞세운 자메이카 '단거리 강국' 부상
한국은 노메달 수모… 전략종목 육성 시급

‘대구에서 다시 만나요(See you in Daegu 2011).’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오는 2011년 대구에서 열릴 차기 대회를 예고하며 막을 내렸다. 미국이 24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녀 1,600m계주를 석권하며 지난 2003년 이후 4회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차기 대회 개최국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예선 탈락하며 육상 종목 육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자메이카의 단거리 급부상=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단거리 강국’의 지위를 자메이카에 헌납해야 했다. 자메이카는 ‘번개맨’ 우사인 볼트를 앞세운 남자 100m, 200m, 계주400m뿐 아니라 여자 100m(셸리 안 프레이저), 400m계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은 여자 200m(앨리슨 펠리스)에서만 우승하며 완패를 면했을 뿐이다. 단거리에서 금메달 5개를 휩쓴 자메이카는 금7, 은4, 동2로 미국(금10, 은6, 동6)에 이어 종합 2위로 대회를 마쳤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자메이카가 금메달 1개를 수확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다. ◇뜨는 별, 지는 별=자메이카 도약의 1등 공신은 단연 볼트다. 오사카 대회에서 단거리 3관왕을 차지했던 타이슨 게이(미국)는 볼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볼트는 100m(9초58), 200m(19초30)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며 우승했고 남자400m계주(37초31)에서도 대회 신기록으로 조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단거리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3관왕을 달성한 볼트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했다. 반면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여자장대높이뛰기에서 자신의 세계기록(5m05)에 한참 못 미치는 시도에도 모두 실패하며 노메달로 쓸쓸히 퇴장했다. ◇한국, 육상의 수모=우리나라는 2011년 대구 대회를 앞두고 필드와 트랙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9명이 출전했지만 모두 예선 탈락했다. 남자 멀리뛰기, 세단뛰기, 남자 허들 110m 등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집중 육성한 종목에서 단 한개의 한국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내심 메달을 기대했던 마라톤과 경보에서도 중위권 이하로 처지며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중국(금1, 은1, 동2)과 일본(은1, 동1)이 체면치레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구 대회를 기약하며=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한 한국을 비롯, 전세계 200여 출전국은 2년 뒤 대구에서 다시 모인다. 폐막식이 열린 24일 클레멘스 프로코프 베를린 대회조직위원장으로부터 대회기를 전달 받은 김범일 대구시장 겸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복을 차려입은 대구시립국악단은 전통 무용으로 독일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대회장에는 한국을 알리는 홍보 영상과 공연 등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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