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테크(대표 이형훈, www.marotech.co.kr)는 엑스레이, CT 등 의료영상을 디지털파일로 전환, 저장, 전송하는 시스템인 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PACSㆍ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 전문 개발사로 내년이면 설립 10년째를 맞는 `중견`벤처기업이다.
미로테크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발 빠른 시장선점으로 PACS분야 선두회사로서 위치를 공고히 했으며, GE, 지멘스 등 세계적인 회사들과 국내외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서울백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굵직굵직한 대형병원 50여 곳에 PACS시스템을 공급해 500병상 이상 대형병원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0억원, 순이익 5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소프트웨어 비중을 강화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마로테크가 PACS업계에 내디딘 첫 걸음은 11년 전인 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컴퓨터기기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던 이 사장은 어느날 서울대 의과대학 교정에서 당시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이었던 김종유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의 활발한 PACS기술개발을 이 사장에게 소개했고, 사업성을 직감한 이 사장은 함께 기술개발 할 것을 제안했다. 실험실 수준으로 4~5명의 직원들이 기술개발을 시작, 94년 마로테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PACS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술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기술개발에만 매달린 초창기 6년 동안 매출은 단 한푼도 없었다. 이 사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업을 그만둘까 고민하면서도 `희망`을 가슴에 품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실제로 이 사장은 지난 96년 차비가 없어 걸어 다니면서 기술개발에 매달렸고, 직원들에게 월급도 주지 못할 정도였다.
이 사장은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자금이 없는 상황은 사장으로서 정말 암울한 상황이었다”며 “우리나라에 진정한 의료벤처를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어려움을 함께 했던 직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마로테크는 99년 초 드디어 국산기술로는 처음으로 일산백병원 PACS 수주를 따냈다. GE, 아그파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치고 조그만 벤처기업이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다. 6개월에 걸친 기간동안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지만, 자금난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마로테크에 98년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한누리투자증권이 마로테크의 기술력과 시장성장성을 보고 30억원의 투자를 제안해 온 것. 이 사장은 “PACS에 의료보험수가가 적용되기 몇 달 전에 일산백병원에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어 대형 투자를 유치하는 등 운이 좋았다”며 “99년 말부터 PACS에 의료보험수가가 적용되면서 미리 준비해왔던 마로테크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99년 11월 PACS에 의료보험수가가 적용되자 병원들이 잇따라 PACS를 도입하면서 마로테크는 약진을 거듭했다. 매년 수 십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업계 선두로 떠올랐다. 대형병원 수주 및 마케팅에는 마로테크가 직접 나서고, 튼튼한 네트워크와 마케팅력이 필요한 중소형병원 영업 및 판매는 2001년부터 솔고바이오메디칼에 위탁하는 등 판매방식도 세분화했다. 또한 올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소프트웨어부문 예상매출액 75억원 중 25억원 가량을 해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최근 성모병원 6곳 총 3,000병상 규모의 PACS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PACS시장의 성장세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그 동안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장진출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출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마로테크는 올해 코스닥 시장 진입에 도전한다. 이미 등록되어 있는 기업과 인수합병해 등록하는 우회등록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업체 여러 곳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 또한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지난 4월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을 개발해 관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일과 여가를 동시에" 온ㆍ오프 동호회 활발
마로테크는 일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모임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가장 활동적인 동호회는 온라인 스터디그룹. 직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영어, 일어 등의 어학과 소프트웨어, 기술 등 실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오프라인에서도 토익, 일본어 능력시험 대비반을 만들고, 외부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밖에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 스노우보드 동호회, 클래식 기타 동호회 등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일명 `원남동 폭식단`이라는 모임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동호회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현국 관리부장은 “인적자원의 개발은 기업의 지식경영에도 많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내 커뮤니티를 지원,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