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들이 서울 외곽지역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지난달 30일 현대백화점이 목동점을 오픈, 영등포 상권에 선전포고를 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 백화점은 지난 3일 미도파 상계점을 롯데 노원점으로 리뉴얼 해 개점, 도봉ㆍ강북상권에 긴장을 고조시켰다.
새로 오픈한 백화점들이 대규모 경품행사를 펼치며 고객몰이에 나서자 인근의 기존 백화점들도 경쟁적으로 각종 경품, 사은행사를 열어 고객 유출 막기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 목동점의 오픈으로 기존 영등포지역에서 영업하던 애경, 경방필 백화점 등 중소형 업체들은 매출이 급감하는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가 노원점을 오픈함으로써 기존 현대 미아점 매출도 전년대비 역신장 하는 아픔을 겪었다.
백화점들이 이렇듯 서울 외곽지역에서 혈투를 벌이는 것은 서울은 이미 백화점이 더 이상 들어설 자리가 없을 만큼 포화상태이기 때문. 새로운 상권을 개척할 수 없으니 당연히 기존 상권에서의 경쟁은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몇 년간 서울에 새로 문을 여는 백화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남, 도봉, 목동ㆍ영등포 등 백화점이 밀집한 지역에서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이른바 백화점 빅3의 시장 과점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라며 "중소형업체들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면서 백화점업계에서 인수합병의 바람이 거세게 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일각에서는 대형업체들의 이 같은 밀어붙이기식 경영을 지난 2000년 말 문을 닫은 소고백화점의 사례를 들어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소고백화점은 17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최대백화점 중 하나였지만 무분별한 확대전략에 따른 거액의 악성부채로 도산했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빼들었던 카드가 결국은 비수가 돼 돌아온 셈이다.
현재 국내 백화점업계도 일본 못 지 않은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고 그만큼 마케팅과 매장확대에 들어가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성장과 실리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임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