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사활건 수주대결

"대통령 전용기 4년간 독점 운영권 따내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운영을 두고 격돌한다. 민간 항공사가 대통령 전용기를 독점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사활을 건 이번 수주대결에 항공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4년간 대통령 전용기로 보잉747-400 기종을 장기 임대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2월 중 입찰을 실시해 항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 업체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에 응했으며 세부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양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민간 항공사가 대통령 전용기를 장기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통령 전용기가 있기는 했지만 낡은 보잉737 기종이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대통령의 해외방문 때는 입찰을 통해 양대 항공사에서 15억원을 들여 전세기를 운영해왔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매번 입찰을 했지만 청와대는 항공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사실상 두 회사를 번갈아 이용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에어포스원의 주인공이 명백히 가려진다는 점에서 양사는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사실 최근 치러진 가입찰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해 유찰되고 2월 재차 입찰을 실시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양측의 대결이 팽팽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포스원으로 이익을 낸다기보다 대통령 전용기라는 상징성 탓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잦은 출장으로 전세기 입찰의 우열을 자연스럽게 가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방문 때는 아시아나의 보잉747을, 이번 인도 방문 때는 대한항공의 보잉747을 이용했다. 물론 지난해 12월 덴마크와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등에서 두 차례 연속 대한항공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이때 탄 것은 중형급인 보잉777기로 대통령 전용기와는 무관한 기종이다. 양대 항공사는 전용기 제공사로 지정될 경우 대통령 공중 집무실인 에어포스원의 격식에 맞게 각종 사무시설과 침실 등 휴식공간을 확보하는 개조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외부 도색을 대통령 전용기에 맞게 바꾸고 미사일 공격 등에 대비한 군사기능도 공군과의 협력을 통해 보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청와대의 이번 입찰은 차기 대통령 임기부터 전용기를 도입하기로 하고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데 따른 조치다. 새 전용기가 오는 2014년 본격 운영될 예정인 점을 감안해 2010년부터 4년간 혼선을 막고 비용도 절감하려는 차원에서 장기 임대기를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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