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 차량을 할부 구입하는 데 명의만 빌려주면 차량임대 수입 중 매달 100만원을 주겠다는 업자의 말에 속아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빌려준 사람들이 할부금융사에 대한 채무를 면해 달라는 소송에서 패소했다. 중장비 차량 제작ㆍ판매업을 하는 한모씨는 지난해 2월부터 차량구매자들이 할부로 차량대금을 낼 수 있도록 S캐피탈과 할부금융계약을 맺었다. 한씨는 이후 김모(31)씨 등 6명에게 접근해 “당신이 우리회사 차량을 할부로 구입하는 것처럼 명의를 빌려주면 차량을 임대해 얻는 수입중 매달 100만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 김씨 등은 `명의만 빌려주면 매달 100만원`이라는 말에 솔깃해 한씨에게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빌려줬다. 하지만 한씨는 이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터널용 작업차량 6대를 1억3,000만~2억원에 구입한 것처럼 S캐피탈에 서류를 제출해 계약을 체결하고 차량대금 7억5,000만원을 챙겨 달아났다. 김씨 등은 `한달에 100만원`이라는 약속과 달리 `한달에 차량 할부대금 280만~470만원`이라는 빚을 지게 됐음을 알고 부랴부랴 S캐피탈을 상대로 “한씨에게 명의를 대여한 사실만 있을 뿐 할부금융계약을 체결하도록 위임하지 않았다”며 4억원의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냈다. 서울지법 민사29부(재판장 곽종훈 부장판사)는 18일 “원고들은 한씨에게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주면서 차량구입 대금의 조달방법도 일임했던 만큼 피고와의 할부금융계약 체결에 동의 또는 승낙했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