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퇴로마저 막힐 우려" ■ 전문가 부동산시장 전망세부담 늘었는데 돈줄까지 조이니…3개월후 전망지수 큰폭 하락보유세·금융대책 '양날의 칼' 적절히 조절 거품붕괴 막아야 김문섭 기자 lufe@sed.co.kr 관련기사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 대출 제한 무풍지대 '보금자리론' 문의 폭주 기존대출 이자 부담…급매물 이어질듯 ‘주택담보대출의 돈줄을 조이는 강수(强手)가 부동산 경기를 경착륙시키는 악수(惡手)가 될까.’ 최근 건설ㆍ주택경기가 하강ㆍ안정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의 잇따른 대출규제로 인한 부동산 경기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조치가 단순히 시중의 과잉 유동성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시장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충격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이 지난 5월 당국의 부동산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개월 후의 부동산 시장을 예측한 6월 부동산 시장 전망 실사지수(RESI)는 주택 81.3, 토지 77.4로 한달 전의 92.2, 99.1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집값 하락 전망은 시장이 부동산 세제 등을 크게 강화한 8ㆍ31, 3ㆍ30 등 정부 부동산 대책의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는데다 금리인상 가능성마저 거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중순 0.72%로 정점을 찍었던 서울 지역 주간 집값 상승률(부동산114 집계)은 이후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린 끝에 23일 현재 0.04%까지 내려왔다. 주택 구입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수도권ㆍ지방 가릴 것 없이 매수세와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하반기에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주택구입자금 조달이 막히거나 금리가 더 오르면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신규 구입을 가로막는 금융정책이 지금 꼭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강력한 금융대책까지 병행할 경우 시장의 ‘퇴로’를 막아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일본의 경우 집값 안정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대출총액제한 카드를 꺼냈다가 일시에 거품이 붕괴되는 사태를 맞았다”며 “우리 금융대책은 과거 일본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보유세와 금융대책이라는 두개의 칼날을 적절히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도 주택담보대출은 급증하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 때문에 담보대출이 늘어난 게 아니라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가 몰려 기존 중도금 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하는 데 따른 일시적 영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진 분양시장에까지 담보대출 규제의 불똥이 튀어 중견ㆍ지방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크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약정 등을 통해 은행권 자금을 이미 확보해놓은 업체들의 경우 당장 큰 문제는 없겠지만 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구입 심리 위축은 시장을 한층 경색시켜 최악의 ‘분양대란’을 부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담보대출 제한의 여파로 주택건설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6/25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