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 정력

그런 의미에서 남성의 ‘연장’역시 적절한 크기와 성능이 보장되어야 성적 만족과 종족번식이라는 남성지대본을 다할 수 있다. 남성의 연장은 발기시 5㎝만 넘으면 가용범위 안에 든다. 파트너를 만족시키고 정자를 발사하는 포신으로서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남성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하나같이 대기를 선망한다. 하물며 대기는 고사하고라도 자신의 연장이 작아진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90년대 들어 흡연의 해악이 속속 밝혀지는 가운데 골초의 음경길이가 짧아진다는 주장이 논탁에 오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의사를 포함한 11명의 다국적(?) 의사팀이 미국인 흡연자와 비흡연자 242명을 대상으로 2년동안 임상실험을 거친 결과 하루 한 갑이상 30년간 담배를 피운 남성의 음경길이가 비흡연자보다 평균 2.5㎜ 짧은 것으로 보고했다. 담배를 많이 피우면 음경의 신축력을 담당하는 해면체가 경화되고 해면체를 둘러싸고 있는 음경백막의 탄력성이 줄어들어 페니스가 짧아진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흡연은 ‘씨앗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니코틴이 고환내에서 정자를 만들어 내는 배아세포를 파괴하고 정자세포의 분열과정에 혼란을 끼쳐 정자의 수와 운동성을 감소시키거나 비정상적인 모양의 정자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WHO 기준으로 정액의 양이 1.5㎖이상, 정액 1㎖당 정자 2,000만마리 이상, 운동성이 있는 정자가 50% 이상이면 정상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초만 하더라도 전체 부부중 불임부부는 7~8%에 불과했는데 요즘은 7쌍중 1쌍이 불임이고 그중 50%는 남자에게 문제가 있다. 그렇잖아도 환경호르몬이 현대 남성들의 가임능력을 위협하고 있는 체제에 흡연이 씨앗을 말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작년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담배를 피우면 자신은 물론 자녀에게도 암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정액을 분석한 결과 흡연그룹의 DNA가 산화되어 손상된 정도가 비흡연자 그룹에 비해 2.67배 높았다고 한다. 흡연에 의한 부모세대의 정자 DNA 돌연변이가 다음 세대의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뜻이다. DDT와 다이옥신 등의 유독한 오염물질은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는 잔류성 덕분에 자연과 환경의 문제아로 인간의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그렇듯 고환의 기능을 위축시키는데 한몫하는 담배는 흡연자 자신에게는 물론 누대에 걸쳐 해악을 끼치는 또 하나의 잔류성 독소라 아니할 수 없다. 흡연자들이여, 연장의 ‘대대익선‘이나 골프장 농약 운운하기에 앞서 손에 든 담배부터 끄는 게 어떠실지.(02)540-3921【준남성클리닉원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