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우내 휴식을 취하고 처음으로 필드에 나서게 되는 3~4월의 경우 골프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 만큼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풀 스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
|
골프마니아인 직장인 김상현(48ㆍ가명)씨는 이달 마지막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올 들어 처음 필드에 나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봄 골프장을 찾았다가 무리한 스윙을 하는 바람에 허리를 삐끗해 1년 동안 부상후유증에 시달렸기 때문에 올해는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찬바람이 부는 겨울의 끝자락이지만 골퍼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골프장으로 향해 있다. 그러나 겨우내 굳은 몸의 근육과 관절은 아직 봄 같지 않다. 반가운 마음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성급히 필드로 나섰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겨울휴식을 마치고 처음 필드로 나가게 되는 3~4월에는 운동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스윙 폭을 적당히 줄이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3~4월 골프 부상 환자 많아=봄철에는 골프를 치다 부상을 입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게 된다. 관절전문 웰튼병원의 송상호 원장은 "3~4월이 되면 골프로 무릎이나 허리ㆍ어깨 등의 관절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방문이 늘어난다"며 "부상의 원인은 대부분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스윙에 따른 근육이나 인대 손상"이라고 지적했다.
부상 부위는 무릎이나 허리ㆍ어깨ㆍ팔꿈치ㆍ늑골 등으로 다양하다.
봄철 골프에 따른 무릎 손상의 경우 갑작스레 생기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예로 들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스윙시 무리한 상체 회전으로 자세가 무너져 넘어질 경우 흔히 발생한다.
스윙시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쪽 무릎에는 자기 체중의 약 2배, 왼쪽 무릎에 자기 체중의 약 4배 이상의 무게가 가해진다. 스윙시 무릎에서 '두둑'하고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수반되면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스윙시 과도한 힘을 사용해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도 주의해야 한다. 회전근개는 나이가 들면서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되므로 시니어 골퍼들의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스윙을 할 때 팔목을 지나치게 꺾거나 팔꿈치에 과도하게 힘을 넣는 동작을 반복해 팔꿈치가 아프고 시큰거리면 골프엘보를 의심할 수 있다. 골프엘보는 근육과 힘줄에 강한 충격이 가해질 때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스윙시 체중 이동이 늦거나 어깨가 무너질 경우 다운스윙으로 뒤 땅을 칠 경우 발생하기 쉽다.
◇풀 스윙 욕심내지 말고 스트레칭 충분히 해야=오랜만에 필드에 나갈 때는 허리와 다리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카트를 타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이 걷는 것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송 원장은 "필드에 처음 나서게 되는 3~4월의 경우 골퍼들은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충분한 몸 풀기를 한 다음 라운딩에 나서는 게 좋다"며 "무리한 풀 스윙보다는 4분의3 정도의 가벼운 스윙 등으로 부상을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척추는 앞뒤ㆍ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허리 근육이 덜 풀린 상태에서 허리를 갑작스레 비틀게 되면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는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심한 경우에는 디스크가 빠져나오는 디스크 탈출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스윙시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더 이상의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안정을 취한 뒤 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찜질 등을 한 뒤에도 통증이 줄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무리한 스윙 연습으로 늑골에 피로골절이 올 수 있으므로 갈비뼈 부근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스윙 연습을 중단해야 한다.
송 원장은 "골프에 따른 염증이나 연골판 손상 등의 부상은 대부분 관절내시경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으나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3일 이상 통증이 느껴질 경우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프엘보 증상이 생기면 가능한 한 팔꿈치를 쓰지 말고 물리치료나 테이핑 요법을 받아야 한다.
또 골프를 친 뒤 허리에 통증을 자주 느낀다면 스윙이 지나치게 크고 경직돼 척추에 큰 부담을 주는 허리근육 사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윙 폭을 줄이고 허리 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익히는 게 바람직하며 평소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허리ㆍ다리ㆍ배 근육 강화운동을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