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배 36척 1조어치 사달라" 정부에 SOS

캠코, 12월 매입대상 확정
2차 구조조정 급물살 탈듯


해운업계 "배 36척 1조어치 사달라" 정부에 SOS 캠코, 12월 매입대상 확정2차 구조조정 급물살 탈듯 손철기자 runiron@sed.co.kr 김흥록기자 rok@sed.co.kr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의 직격탄을 맞은 해운업체들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선박 36척을 사달라고 정부에 긴급 구조신호를 보냈다. 선박 매입을 요청한 해운업체는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10개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선박 매입을 계기로 삼아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지난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해운업계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선박 매입 신청을 받은 결과 10개 해운사가 36척의 배를 사달라고 했다"며 "매입 선가가 총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구조조정기금 5,000억원이 준비돼 있지만 선사의 요구대로 모두 사줄 재원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선주협회와 캠코 간 간담회에서 이종철 STX팬오션 대표 겸 선주협회장을 비롯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ㆍSK해운 등 10여개 주요 해운사 대표들은 선박 매입을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 시황이 크게 악화되자 공적자금을 활용해 1차로 2009년 18척, 2차로 2010년 등의 9척 등 총 27척을 매입하며 3,79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박 매입은 해운업계에 3차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해운업체들은 배를 판 자금으로 부채를 줄이는 한편 매각 선박을 빌려 운송사업을 계속하면서 그 수익금으로 향후 배를 되살 수 있다. 공적자금을 바탕으로 캠코가 선박 매입가격의 40~60%를 후순위채권으로 대고 나머지는 금융회사가 선순위채권을 확보하며 자금을 공급하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캠코는 지난달 31일 선박매입심의위원회를 열어 우선매입 대상 선박을 분류하는 한편 문제가 있는 해운사의 이의신청 등을 받으며 선박 매입가를 놓고 해운사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캠코 핵심관계자는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최종 선박 매입은 오는 12월 초께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매입 결과 등에 따른 2차 해운업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업계 10위권의 C&상선을 비롯해 선우상선과 브라이트해운 등 10개 해운사를 퇴출시켰다. 또 올 들어서만도 빅4인 대한해운을 필두로 삼호해운ㆍ양해해운ㆍ조성해운 등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해운사 2~3곳이 추가로 부도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토해양부와 금융당국은 분기별 실적점검을 강화해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금융 쇼크 장기화… 한국경제 수렁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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