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힘이다] 전통 女골프대회… 스타배출의 산실

12년째 개최… 단일 스폰서로는 국내 최장수 대회
김미현·신지애·홍진주등 '지존' 등극 디딤돌 역할



국내에서 전통 있는 여자대회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일반 기업이 타이틀스폰서로 나서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대회협회 차원에서 주관하는 한국여자오픈이나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를 제외하면 한두 번 열리고 사라지는 이벤트도 많다. 골프 선진국와 비교해 볼 때 부러우면서도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SK에너지인비테이셔널은 그래서 빛이 난다. 1996년 창설돼 올해까지 12회까지 치렀다. 국내에서 단일 스폰서로는 가장 오랫동안 개최되고 있는 '장수' 여자프로골프대회다. SK에너지가 대회를 창설한 목적은 "국내 프로골퍼의 기량 향상과 국내 골프문화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원론적인 취지로 들릴 수 있지만 창설 당시인 1996년이 한국 골프 부흥의 시발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피부에 와닿음을 느낄 수 있다. 박세리로부터 비롯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이 1998년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회는 스타 배출의 산실이 됐다. 김미현은 1, 2회 대회 우승 이후 선구적으로 미국 LPGA투어를 개척하며 통산 8승을 올렸다. 챔피언은 모두 여자골프 별로 우뚝 섰지만 최근 등장한 신지애와 홍진주를 빼놓을 수 없다. 신지애는 2005년 제10회 대회에 아마추어로 참가해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혜성처럼 출현한 이후 올해 제12회 대회에서도 우승하는 등 이 대회가 국내 '지존'에 오르는 디딤돌 역할을 한 셈이다. 홍진주도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찾았고 이어 경주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정규대회인 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을 제패해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기업 측면에서도 기업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홍보에 큰 효과를 수확했다. 유공-SK-SK엔크린-SK엔크린솔룩스-SK에너지인비테이셔널 등 대회 명칭의 변천을 보더라도 사명과 브랜드명을 노출하고 알리는 데 대회를 적절히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또 후원선수로 영입한 홍진주는 SK 브랜드와 '행복날개'로 변경된 SK에너지의 CI를 미국과 국내에 널리 알리고 있다. "마케팅보단 한국 골프문화 발전에 더 큰 의미" ■ 이만우 SK에너지 홍보담당 상무 "처음 창설 때 한국여자프로골프대회가 1년에 10개 밖에 없었죠. 그나마 일회성 대회도 적지 않았던 현실이었습니다." 이만우 SK에너지 홍보담당 상무는 이 같은 말로 SK에너지인비테이셔널이 "국내 골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였음을 시사했다. "지금과는 골프에 대한 이미지가 달랐기 때문에 대회 개최가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단일 스폰서로는 가장 오랫동안 여자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낀다"는 말도 이어졌다. 이 상무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가 세계 3대 투어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었다"며 마케팅 효과를 설명하고 "향후에도 행복경영과 글로벌기업의 꿈을 안고 더욱 멀리 날아가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서 골프대회 타이틀스폰서와 선수 후원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케팅 수단으로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회사측 생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케팅 수단보다는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사회에 대한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골프문화 발전에 더 큰 의미를 둔다"는 그는 "그러한 취지에 맞게 해외파 초청보다 국내 선수들의 출전과 경쟁을 대회 기본 콘셉트로 잡아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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