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월 24일] 한중 정상회의가 풀어야 할 과제

천안함 사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각된 가운데 오는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회담을 갖기로 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한중 정상회에서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심화ㆍ발전방안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29~30일 양일간 제주에서 원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중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북한의 무력도발로 빚어진 천안함 사태로 한반도 정세가 극히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한일중 정상의 회동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물론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물증이 공개된 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강력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국제사회에 '냉정과 자제'를 주문하며 북한을 비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망을 사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관련 각국이 냉정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밝힌 뒤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측의 무력도발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확인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중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을 뿐 아니라 한중의 전략적 동반자관계 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 간의 우호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력도발을 감싸는 것은 남북한 긴장을 고조시켜 중국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은 이번 한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조치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이에 앞서 베이징에서 24~25일 이틀간 미국과 갖는 제2차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대북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과 조율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는 물론 유엔 안보리 회원국으로서 이번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국제적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도 북한이 더 이상 무력도발과 테러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원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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