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직원 규모가 500여명 정도 되는 중견기업의 기획부서에 다니고 있다. 술은 주량이 매우 약하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아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이 ‘바른생활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보통 남자들이 좋아하는 당구나 축구, 농구 같은 운동이나 컴퓨터 게임에도 취미가 없다. 성격도 다소 내성적이고 차분한 편이라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독서나 바둑 같은 것을 좋아한다. 처음 입사를 하고 보니 팀 사람들은 당구 치는 것을 좋아해서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같이 가자는 말을 자주 했는데 당구를 치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 슬쩍 피하거나 거절했다.
익숙지 않은 분위기에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일찍 퇴근해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을 핑계로 바로 퇴근하기도 했다. 그러나 3개월이 흐르니 혼자 소외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팀원들은 자기들끼리 가거나 업무 이외의 이야기는 잘 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후, 소외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이직을 고려중이다.
하지만 이직을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팀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다시 소외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 전 직장에선 회사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아니면 팀 문화가 달라서 그런건지 이렇게 까지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직장 내에서 어떻게 인간관계를 이끌어 나가야 할지 도움 말씀 부탁드린다./김태찬(28세 남성)
A: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보통 웬만한 업무는 1년 정도면 숙달이 된다. 오히려 직장에서 월급을 주는 이유는 조직생활을 잘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업에 입사를 했다면 다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조직 문화를 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맡은 일을 잘 해낸다고 해서 조직이 유기적으로 잘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에는 일의 성격이나 조직 문화가 자신과 잘 맞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처럼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서 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고 정말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는 자신에게 맞는 조직을 찾기 위해 과감히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결단성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좋으니깐 참여하고, 하고 싶지 않아서 피하거나 안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조직생활이 아닐 것이다. 술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혹은 당구를 즐기지 않더라도 팀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방법들을 찾지 않은 것이 문제인 듯하다.
팀 사람들이 퇴근 후 맥주를 한잔 한다면 1차적인 목적은 맥주를 마시는데 있겠지만 2차적인 목적은 분명 친목도모에 있었을 것이다. 술을 마셔야 한다는 강박강념에서 벗어나 팀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팀에 융화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직시 평판을 조회할 정도로 조직생활에서 인간관계를 얼마나 잘 해왔는가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원만한 조직생활을 위한 필수사항이라고 생각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
/김기태 커리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