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인사적체에 시달리던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위직의 용퇴와 승진ㆍ임기만료 등으로 잇따라 자리가 비면서 연쇄 승진 잔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1급 승진 두 명이 예정돼 있고 고위공무원단에 새롭게 올라갈 중간 간부도 두 명이 넘는다.
공정위는 서동원 전 부위원장의 용퇴 후 3명의 상임위원 가운데 손인옥 상임위원이 부위원장으로 승진한데다 주순식 위원도 이달 중순 임기 만료를 앞둠에 따라 2일 고참 국장 중 승진 후보자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1급 승진 후보자로는 행시 기수와 경력 등을 고려해 김상준 기업협력국장, 김학현 경쟁정책국장, 한철수 시장감시국장, 안영호 서울사무소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두 명이 이달 하순 청와대의 검증절차가 끝난 후 차례로 임명되면 국장급에 대한 폭넓은 전보인사가 이뤄진다. 여기에 부이사관인 총괄 과장들 중 두 명 이상이 새로 고공단에 편입되며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무원 승진 대상자는 행시 31회가 많아 공정위는 어느 부처보다 빨리 30회대 기수들이 조직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공정위는 1급인 상임위원이 임기제(3년)로 운영돼 타 부처보다 승진이 늦고 적체가 심해 중간 간부나 젊은 공무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는데 상황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공정위의 한 과장은 "연쇄 승진 인사를 앞두고 이제는 '너무 빨리 나가게 돼 문제 아니냐'는 푸념이 돌고 있어 상전벽해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