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스모그와 오염된 수돗물로 몸살을 앓는 중국이 쓰레기 처리에도 골치를 썩이고 있다. 항저우에서는 쓰레기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항저우시 위양구에서 수백명의 시민들이 지난 2주 동안 쓰레기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지역경찰과 충돌했다. 로이터는 지금까지 시위로 총 40명 안팎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30대 이상의 차량이 전복됐다고 밝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우리는 자녀와 자손들에게 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우리는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물리적 충돌까지 초래하자 당국은 주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소각장 건설을 보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로이터는 지난 10일 밤 위양구 홈페이지에 소각장과 관련된 모든 작업이 중단됐으며 주민들과 함께 작업을 계속 진행할 지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정부 성명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 쓰레기소각장에 대한 반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쓰레기소각장 5곳을 추가로 짓기로 한 광저우시에서도 인근 주민들의 시위로 소각장 건설이 보류되기도 했다. 앞서 4월에는 광둥성 화저우시에서 1만명의 시민이 쓰레기소각장으로 위장된 화장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당시 사태수습을 위해 시민들과 면담하던 화저우 부시장이 시민들에게 감금되기도 했다.
쓰레기 문제는 스모그·수돗물에 이어 중국의 환경재앙 중 하나로 꼽힌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채 매립하면서 인근 지하수는 물론 토양이 오염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외곽인 허베이성 엔자오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이 한도를 초과하며 바람에 쓰레기가 날려 인근 신도시의 환경을 위협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