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거래대금지원제 이용 저조

중기청, 302곳 대상 실태 조사중소기업들은 기업구매자금 대출이나 기업구매전용카드 등 거래대금 금융지원제도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구매기업의 단가인하 요구,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실제 이용실적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17일 대ㆍ중소기업 및 금융ㆍ보증기관 등 302곳을 대상으로 실시, 발표한 '거래대금 금융지원제도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2%가 이 제도가 부도위험을 해소하고 앞으로 어음제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중소기업이 이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중소기업 중 83.8%가 판매대금의 10% 이하만을 기업구매자금대출이나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이용했다고 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제도 이용실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훨씬 넘는 65.1%에 달한 반면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답한 곳은 불과 10.8%밖에 안됐다. 구매기업도 지원제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32.8%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두 제도를 병행 이용하고 있는 경우는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거래대금 금융지원제도 이용실적이 저조한 것은 구매기업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판매단가에 대해 부당하게 인하 요구를 하거나 이용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구매자금대출제도를 이용했던 판매기업 중 29.5%가 판매단가 인하압력을 받았고 구매기업에서 이용을 기피한 경우도 25.7%에 달했다. 제도이용에 필요한 금융비용을 중소기업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도 실적이 예상보다 미비한 이유 중 하나다. 기업구매전용카드제도를 경험했던 판매 중소기업 중 30.7%가 카드 수수료 등의 부담을 애로사항으로 지적한 것이 그 예다. 특히 기업구매자금을 대출받을 때 대기업의 경우, 무담보 신용대출이 66.7%를 차지하지만 중소기업은 54.3%가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요구받아 상대적으로 대출받기가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제도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60.7%가 모르고 있다고 답해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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