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등 여파 고위험ㆍ고수익상품 인기 뚝 亞 정부ㆍ기업들 채권시장서 자금조달 꽁꽁 美 투기등급회사 주식ㆍ채권값도 크게 하락
입력 2004.05.24 16:25:12수정
2004.05.24 16:25:12
고유가와 미국의 금리인상가능성 등으로 세계금융시장에서 리스크회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아시아국가ㆍ기업들에 대한 파이프라인이 거의 막혔고, 미국내에서도 펀더멘털이 튼튼하지 못한 기업들의 주식과 채권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그 동안 이들 ‘고위험ㆍ고수익’ 주식과 채권으로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지만 최근들어 이들 상품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아시아(일본 제외)국가나 기업들이 해외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은 타이완 정부가 1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것이 전부다. 지난 2003년 아시아국가들이 발행한 달러나 유로표시채권규모가 330억달러였고, 올 1분기까지 총9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것과 비교할 때 최근 리스크회피심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돈줄이 막히면서 아시아기업과 국가들의 가산금리도 지속적으로 올라 금융비용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리스크 회피는 미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S&P500 기업 가운데 순익구조가 불확실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 2월부터 5월20일 현재까지 약9.5%나 하락했다. 반면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1.3%에 그쳤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의 하워드 실버블랏은 금리가 인상될 경우 투기등급기업들의 리스크가 더욱 커지기 마련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투기등급 회사채를 꺼리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어 이들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레브롱과 NCL 등이 발행일정을 연기했고 전력회사 캘파인과 케이블업체 챠터 등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KDP 투자자문의 킹먼 페니만은 정크 본드 시장의 좋은 시절은 끝났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