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A3 세단'

안락한 승차감에 3가지 주행모드 재미
편의사양 부족은 아쉬움


소형 세단이라고 은근히 얕잡아봤지만 파워나 성능 등은 명성 그대로였다. 아우디 A3 세단의 2.0 TDI 다이내믹 모델로 서울~당진 간 200km 이상 달린 소감은 '역시 아우디'였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2.7kg·m의 힘을 내는 2.0 TDI 엔진에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S트로닉 변속기가 적용돼 주행 내내 즐거웠다. 시속 100km를 넘겨도 힘에 겨운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당차다.

그러면서도 편안한 승차감과 연비도 놓치지 않았다. "노면 충격과 무게부담을 최소화한 가벼운 차체, 정밀한 섀시 밸런스, 특화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 등이 도입돼 고속에서도 안락하고 안정감이 있다"는 아우디코리아의 설명대로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6.7km로, 전혀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달린 실제 시승에서는 리터당 13km대를 기록했다. 이밖에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는 아우디의 '드라이브 셀렉트'가 상위 모델과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편안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컴포트(Comfort)', 역동적인 주행감이 끌리는 날엔 '다이내믹(Dynamic)', 연비 운전이 필요하다면 '이피션시(Efficiency)' 모드를 택하면 된다.

내부는 동급의 다른 차에 비해 고급스러운 편이다. 독특한 디자인의 송풍구, 시동을 켜면 솟아오르는 모니터 등도 재미있다. 간결한 버튼 배치로 조작하기도 편리하다. 실내 공간은 자녀가 있을 경우 조금 모자랄 듯도 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필요할 만큼 많은 짐을 챙겨 다니는 가족이 아니라면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았다.

다만 몇 가지 '부재'도 눈에 띈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아우디의 자랑인 '콰트로(4륜 구동 시스템)'가 빠졌다. 내비게이션도 현재는 이용 불가다. 서둘러 A3 세단을 국내에 출시하느라 아직 한국형 내비게이션의 개발을 끝마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아우디코리아는 초기 물량 구매자들에게는 거치형 내비게이션을 증정했고, 올해 안으로 내비게이션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밖에 스티어링 휠의 열선과 후방 카메라의 부재도 많은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낼 듯하다.

1월 초 출시된 A3 세단의 초기 물량 300대는 한 달여 만에 모두 팔렸다. A3 세단이 '독일차'와 '소형 세단'이라는 정체성을 한 몸에 갖춘 덕분일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이 언제나 그렇듯 가격(2.0 TDI 3,750만원ㆍ2.0 TDI 다이내믹 4,090만원)이 조금 더 저렴했으면 싶긴 하지만 당분간 A3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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