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이지리아 유전지역 소요사태와 알카에다의 미국공격 경고가 더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정학적’ 충격파에 휩싸인 뉴욕 증권시장은 지난주 급락세를 보이며 다우존스는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7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과 S&P지수도 일제히 하락하며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불안→유가급등→주가급락’으로 연쇄 파급되는 경제패턴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주에 비해 2.7% 떨어지면서 지난해 종가(10,717.50)를 밑돈 10,667.39에 거래를 마쳤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주에 비해 3% 내린 2,247.70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 떨어진 1,261.49에 지난주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이란의 핵문제가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떠오른데다 빈 라덴의 테러위협 육성이 공개되면서 국제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 증시도 한 주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3개월래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지수는 20.80포인트(0.37%) 내린 5672.40을 기록했으며 프랑스 CAC40지수는 40.61포인트(0.84%) 하락한 4,773.48, 독일 DAX지수는 81.82포인트(1.51%) 급락한 5349.02로 마감했다. 유럽 대표기업들로 구성된 다우존스 스톡스(Stoxx)600지수는 한 주간 1.4%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화도 ‘지정학적 악재’의 직격탄을 맞아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핵 활동 재개로 인해 서방세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이 미국 달러화 자산을 팔아치울지 모른다는 우려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돼 달러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20일 뉴욕환시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15.26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5.40엔보다 0.14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13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97달러보다 0.0039달러 상승했다. 달러화가 흔들리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값은 25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20일 뉴욕 시장의 금값은 장중 한때 568.50달러까지 치솟아 81년 3월 이후 25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뉴욕 주식시장 급락 ▦이란의 해외 예금 인출 사태 ▦알카에다의 미국 본토 추가 테러 경고 등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되는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