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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는 11일(현지시간) 실시한 국채 입찰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미 재무부가 지난 4월 재 발행을 선언한 30년 물 국채 입찰 결과가 예상보다 휠씬 좋은 결과를 낳은 덕분이다. 오는 16일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와 브라질 등 브릭스 4개국이 미 국채 대신 국제통화기금(IMF) 채권을 사겠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 재무부는 가슴 졸이며 입찰을 지켜봤다.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30년 물 국채 입찰에서는 발행 물량 110억 달러가 전량 소화됐을 뿐만 아니라 입찰 경쟁률이 2.68대1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경쟁률은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 3차례의 30년 물 입찰 평균치 2.39%를 웃도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결과에 대해 "그 동안 투자자들은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이 국채 만기까지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을 품었다"며 "이날 입찰 결과는 장기 국채를 계속 발행할 수 있는지를 알아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였다"고 지적했다.
재무부가 이번 입찰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최대 국채 투자처인 해외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응찰. 16개 프라이머리딜러 통해 간접 응찰한 해외 중앙은행은 전체 물량의 49%를 소화해 줬다. 과거 3차례의 평균치 26%의 두 배 수준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미 국채 장기물 투자에 적극 나서자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로 달러 패권 추락은 물론 경기부양용 실탄 마련도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단방에 잠재웠다.
앞서 영국은 국채 발행에 실패한 이후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강등 당한 바 있다. 이는 재정적자 측면에서 비슷한 상황인 미국이 다음 차례가 아니냐는 관측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이날 30년물 채권 발행이 호조를 보인 것은 '싼 맛'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30년 물의 수익률은 4.72%. 서브 프라임발 금융위기가 막 시작한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어지간한 단기 금융상품 보다 투자수익률이 높다. 뉴욕 소재 뉴 센추리의 닐 오버달 채권매니저는 "금리 4.7%라면 투자할 맘이 끌린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는 것과 달리 미 재무부의 빚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채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재무부는 연간 1,500억~2,000억 달러의 이자 부담이 추가로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