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알칼리성 식품분류 의미없어건강한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산성식품인지 아니면 알칼리성인지 따져서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영호 교수(033-252-9920)는 "산성식품이나 알칼리성 식품은 먹었을 때 몸에 산(酸)을 보태는 작용을 하는지, 아니면 산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분류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산도(酸度)나 알칼리의 조절능력을 잃은 환자를 제외하면 산성음식이라고 해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사람마다 태어나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체질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산성이나 알칼리성 체질이 별도로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체질에 대해 의학적으로는 근거가 없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산성체질은 건강에 나쁘고 알칼리성 체질은 좋다는 표현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최교수에 따르면 산도(단위 PH)란 수소이온의 농도를 의미한다. 중성인 7보다 낮으면 산성. 이에 비해 높으면 알칼리성으로 분류한다. 몸에서 산도를 조절하는 기관은 콩팥과 폐. 몸으로 산이 많이 들어오거나 만들어지면 소변이나 호흡을 통해 산도는 자동적으로 조절된다.
특히 우리 몸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산도를 맞추는 일을 문제없이 잘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정상인의 혈액은 PH7.4로 예외 없이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된다.
몸은 체액의 산도가 0.3만 변해도 건강은 큰 위험에 처한다. 따라서 신체가 산성이나 알칼리성으로 왔다 갔다 하지 않기 때문에 '산성체질'이나 '알칼리성 체질'이라는 말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 산성 식품으로 분류되는 고기를 먹었다고 산도가 변하는 것도 아니다.
고기를 먹으면 몸은 산도를 높여 불필요한 양을 몸 밖으로 배출, 자연스럽게 산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최교수는 "결국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들에게 산성 체질이니, 알칼리성 체질이니 하는 말은 전혀 의미가 없으며 먹는 식품을 산성 혹은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입력시간 2000/09/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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