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18일 벌어진 과격 야권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 충돌로 양측에서 이날 저녁(현지시간)까지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말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최악의 유혈 사태다. 국제사회는 상황 악화에 즉각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우니안(UNIAN)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키예프 시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 사태에 놀랐다”며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즉각 상황을 진정시키고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서의 충돌에 종지부를 찍기바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제프리 파얏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믿지만 폭력 사용에 대한 제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정부에 유혈 사태의 책임을 더 많이 돌리는 톤이었다.
유럽연합(EU)은 정부와 야권 모두의 자제를 촉구했다. 슈테판 퓔레 EU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 글에서 키예프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에 유감을 표하고 정부와 야권이 대화에 나서라고 호소했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과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도 양측에 자제와 정치적 타협을 촉구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레오니트 코좌라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와 야권이 대화를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는 서방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발표한 논평에서 “지금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유럽의 정치인들과 단체가 우크라이나 위기 초반부터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적 행동에 눈을 감고 그들이 합법적 정부에 도발을 걸도록 부추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야권이 협박과 최후통첩을 중단하고 나라를 심각한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정부와 내실있는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도 “우크라이나에서 혼란과 무질서를 통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오렌지 혁명’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사태에 대해 서방과 서방 지도자들이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