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드사 과열경쟁 제동

"신상품 손익분석 철저히 하라" 요구…모니터링도 강화키로

금융감독당국이 최근 경쟁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카드사 마케팅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25일 금융감독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카드사들에 과도한 경품제공이나 모집질서를 해치는 길거리 회원모집,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발시 사후 검사를 통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아파트 관리비 카드'나 '교통비할인 카드' '후불 하이패스 카드' 등 신상품에 대해서는 손익분석을 철저히 하고 앞으로 출시될 신상품들도 출시 이전부터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무리한 영업경쟁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출혈경쟁 재발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상품을 출시할 때 수익성 분석과정에서 회원 수나 매출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고 있어 무리한 영업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은행계 카드의 경우 할인 혜택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 보다 훨씬 높은 상태"라며 "부가 서비스 경쟁을 통해 과열 양상이 빚어질 수 있어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사들은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되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소매금융 시장 확대를 위해 '마이아파트카드'를 출시하고 올 연말까지 40만명 회원모집을 목표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하나ㆍ경남ㆍ부산은행 등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도 비슷한 형태의 카드상품을 출시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후불 하이패스 신용카드'도 발매한 지 4개월 만에 135만장이 발급되는 등 인기를 얻자 각종 할인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9월 말까지 카드를 신청하는 고객에게 카드 발급비 2,000원을 면제하고 SK주유할인권 5,000원도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하이패스 이용금액 중 최대 2%를 적립해주며 BC카드는 8만~9만원대인 하이패스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12개월 무이자 할부와 구입대금의 5%를 포인트로 제공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 금리와 대손충당금,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 같은 마케팅 강화는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후발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 비용이 부담이지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