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성장 기대치 이하”

12년만에 미국을 앞서는 등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경제성장률 통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일본의 경제 성장이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율기준 3.9%로 공식 발표된 올 2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실제로는 2%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고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아직 일본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최근 4개월간 45%나 상승했던 일본 닛케이 지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HSBC 도쿄 지점의 이코노미스트 피터 모건은 최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공식 집계가 약 2%의 오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일본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절반 가량이 깎이게 된다. 이 같은 통계 오류는 디플레이션과 자본재에 대한 불명확한 조사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2분기 설비 투자가 연율 기준 20.2% 상향 수정됐으나 이는 자본재 디플레이터가 -6.9로 잘못 계산된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민간 투자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GDP 디플레이터로 인해 그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인정했다. 그는 아울러 “2분기 성장률(3.9%)이 일본 경제 상황을 일부 반영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분기 만을 보면 일본 경제가 미국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카마루 도모이치로 매크로 투자 리서치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중앙은행이 일본 정부의 발표 자료보다 훨씬 우울한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양쪽 통계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일본 경제 성장률 통계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0일 실시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차기 총재로 재선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당소속 중ㆍ참의원 357명의 선거에서 194표를 얻었으며 19일 마감돼 이날 개표가 이뤄진 지방 대의원표 300표중에서도 205표를 얻어 총 657표중 과반수보다 70표 많은 399표를 얻어 예상대로 1차 투표에서 경쟁후보들을 가볍게 누르고 당선했다. 이로써 고이즈미 총리는 본격적인 장기집권 체제에 돌입, 확보한 임기를 채울 경우 2차 대전 이후 역대 3위의 장수 총리가 된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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