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만 보인다

'남녀노소 겨울필수품'
국내 의류브랜드들 너도나도 물량 확대
백화점은 수입 열올려 프리미엄 패딩 대거 선봬

타미힐피거 코리안 익스클루시브 패딩

보브 롱패딩

패딩 열풍을 타고 브랜드마다 제품을 쏟아 내며 패딩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가히 패딩의 범람이다.

아웃도어 패딩에서 시작된 패딩 열풍은 올해 유례없는 백화점들의 수입 패딩 각축전을 불러일으켰고, 이제는 여성복이나 남성복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코트 등 주력 제품보다 패딩을 메인 제품으로 앞세우는가 하면 백화점 기획전에서도 프리미엄 패딩을 대거 선보이는 등 그야말로 패딩의 춘추전국시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의류 브랜드들은 패딩의 인기가 치솟자 앞다퉈 패딩 제품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예년 같으면 이맘 때 모직 코트나 겨울을 대비해 모피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패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 돋보이면서 겨울 필수 제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웃도어를 비롯해 스포츠 브랜드, 고가의 수입 브랜드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일반 의류 브랜드들도 패딩 열풍에 가세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내 엣플레이, 보브 등 국내 브랜드는 패딩 비중을 전년 보다 5~10% 수준으로 높였고 매출도 17% 늘었다. 지난해 이미 국내 브랜드들이 패딩 비중을 30% 이상 늘린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역대 최대 물량이라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요즘에는 패딩 제품이 기능이 추가되고 가벼워져 모직 코트나 모피 보다 입기 편하고 가격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해 남녀노소 불구하고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브의 경우 지난 17일 출시된 89만9,000원짜리 패딩 야상은 출시된 지 열흘 만에 물량의 80% 이상이 소진됐고, 109만원짜리 롱패딩도 판매율 50%를 넘어섰다.

형지의 크로커다일레이디도 패딩 비중을 겨울 상품 전체의 40%로 정하고, 전년보다 중량별, 소재별로 다양하게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난해 보다 보름 정도 일찍 패딩 판매가 시작됐으며 전년대비 20% 가량 매출이 늘었다. 세정의 올리비아로렌 역시 충전재와 소재를 보강한 다운 제품을 강화했고, 지난해 이맘 때보다 18% 더 팔렸다.

타미힐피거는 패딩 열풍이 식을 줄 모르자 한국인 체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올해 처음으로 '코리안 익스클루시브 패딩'을 출시하기로 했다. 스타일 종류도 전년 보다 5가지 이상 늘렸다. 타미힐피거 브랜드를 전개하는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타미힐피거 본사에서도 한국의 패딩 트렌드를 주시하고 이례적으로 한국형 한정판을 선보이며 테스트베드로 삼았다"고 말했다.

백화점도 패딩의 영향이 거세다. 롯데백화점은 11월 1~2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해외명품 통합 패밀리 세일'을 열고 50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패딩을 선보인다. 이는 역대 최대 물량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정상가 165만원의 '노비스' 메인 아이템인 '야테시(남성)'을 135만원에, 145만원의 '아스트리드(여성)'를 118만원에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해외명품대전이 잡화 위주였는데 올해는 트렌드를 반영해 프리미엄 패딩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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