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전 석달간 첫사랑과 살고싶다"

MBC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 15일부터 방영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독’…. 모두 시한부 인생을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신파 멜로 드라마다. 어느덧 초겨울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11월에 또 한편의 시한부 삶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선보인다. MBC가 ‘여우야 뭐하니’ 후속으로 오는 15일부터 방영할 ‘90일, 사랑할 시간’(수ㆍ목 오후 9시 55분ㆍ극본 박해영 연출 오종록)이다. MBC는 에두르지 않고 ‘시한부 로맨스’라는 수식어를 정면으로 내세웠다.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은 남자 주인공 지석(강지환)은 남은 90일간의 시간을 첫 사랑 미연(김하늘)과 함께 하길 원한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애틋한 첫 사랑을 나눴지만 ‘먼 친척’이라는 운명적 이유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이. 지금은 모두 유부남, 유부녀 처지다. 고민하던 미연은 남편이 딱 3개월만 눈 감아 주길 기대하고, 지석의 아내 정란(정혜영)과 미연의 남편 태훈(윤희석)은 그 사이에서 힘들어 한다. “죽기 전 석 달만 첫 사랑과 살다 죽고 싶다”는, TV드라마이기에 가능한 러브 스토리는 사실 ‘진부하다’는 말도 진부한 소재.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에 따라 시청자들의 호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 ‘네 멋대로 해라’나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종영 2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마니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전설’로 남은 게 대표적인 예. ‘90일…’의 소재는 세다. 불륜, 첫 사랑, ‘알고보니 친척’ 관계, 불치병까지 드라마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극적인 이야깃거리는 모두 동원했다. 상투적이고 진부하면서도 ‘독한’ 소재 자체보다도 이들을 어떻게 버무리느냐에 따라 드라마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연출은 맡은 오종록 PD는 “30대 이상 여성층을 겨냥했다”며 “진부한 소재지만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가 차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 ‘유리화’ 이후 2년여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하늘의 연기가 감상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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