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마피아 국가’라고 보도한 영국 언론사 기자가 냉전시대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추방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미국 외교 전문을 제공받아 보도한 자사 모스크바 특파원 루크 하딩 기자가 러시아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에 재입국 하려던 하딩 기자는 “모스크바 공항 유치장에 갇힌 뒤 강제 추방당했다”며 “이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딩은 지난해 12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 전문 중 스페인 검사 호세 곤살레스가 지난해 1월 마드리드 주재 미국 외교관에게 “러시아는 정부와 범죄조직의 활동을 구분할 수 없는 사실상의 마피아 국가”라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전문에는 2006년 반 크렘린 활동을 벌이던 전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리 리트비넨코의 런던 독살 사건에 대해 암살 계획을 사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알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언급도 있다.
영국 외교부는 하딩의 추방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에 문의를 했으나 아직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알랜 루스브리거 가디언 편집장은 “러시아의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겠지만 정부가 원하지 않는 언론인을 내쫓는 것으로 보여 유감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