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8월 10일] 일거양득의 기쁨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기간이 바로 삼복이 끼어 있는 시기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여름철 삼복더위에 삼계탕으로 떨어진 원기를 되살렸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는 요리와 여자이야기에서 '삼계탕은 펄펄 끓은 뚝배기째로 테이블에 올라온다. 펄펄 끓은 우유빛 수프 안에 닭은 마치 거대한 바위산처럼 솟아 올라 있다. 젓가락을 갖다 대면 껍질이 벗겨지고 살이 뼈에서 떨어져 나와 쫀득하고 하얀 덩어리로 변한 찹쌀과 함께 수프 속에 녹아든다. 봄에 녹아내리는 빙산처럼'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인삼과 찹쌀ㆍ밤ㆍ대추ㆍ마늘을 닭의 밑에 넣고 푹 고아 뽀얗게 우러난 삼계탕을 무라카미 류는 소설 속에서 한국 최고의 요리라고 칭찬했다. 영계에 인삼과 황기ㆍ황률(껍질을 벗겨 말린 밤)ㆍ대추 등 약재를 넣고 뚝배기나 돌솥에 물을 붓고 푹 고아 익히는 것으로 인삼이 중시되면서 지금은 삼계탕이라고 칭하지만 계삼탕이라고도 한다. 닭고기는 다른 종류의 육류와 달리 지방과 근육이 분리돼 있어 지방함량이 적고 고단백질이라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기 두뇌성장에 도움이 된다. 닭날개 부위의 콜라겐 성분은 피부미용과 골다공증예방 효과가 있어 고운 피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권할 만하다. 동의보감에서 닭은 토(土)에 속하나 금(金)ㆍ목(木)ㆍ화(火)의 성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뱃속의 기운이 차가워지고 몸이 허약해졌을 때 닭을 푹 무르게 국을 끓여 먹으면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삼계탕의 우수성은 이미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일본ㆍ대만ㆍ홍콩 등에 수출을 하고 있고 점차 김치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울시내 유명 삼계탕 집에는 일본ㆍ중국ㆍ미국ㆍ유럽 등 국적을 불문하고 외국인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가정에서의 삼계탕은 그 위치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영향과 더불어 해먹기 불편하다는 이유 등으로 삼계탕이 우리 식탁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최근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많은 국내 양축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국내 양계산업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에 더위를 이기고 국내 양계농가를 돕는 삼계탕으로 일거양득의 기쁨을 찾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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