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확대 신중해야"

KDI 고영선박사 지적

경기부양 수단으로서의 재정지출 확대는 사업계획 수립에서 집행까지 시차가 생기는데다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사라진 후에도 사업을 중단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이를 감안해서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지난 17일 기획예산처가 주관한 토론회에서 ‘중장기 분야별 재원배분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지출과 경기조절을 위한 재정의 역할은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위원은 “경기조절을 위해 재정정책 수단을 선택할 때에는 시차가 짧기 때문에 수단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선진국들은 주로 경기변동 흐름에 따라 재정지출을 조절하는 ‘자동안정화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5년 이후 각국에서 재정지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으나 결과가 저마다 다르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재정지출이 한 나라의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금융감독이나 경쟁정책 등이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정지출만의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것. 고 연구위원은 그러나 “내년에 예정된 정부 종합투자계획의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뜻은 아니라면서 “경기침체가 심한 요즘 경제상황에서는 진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간금융시장 확대, 금리인하 등 경제상황이 급격히 변하면서 각종 산업에 대한 직접적 재정지원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경제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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