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정보기술(IT)을 비롯한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지식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급속히 진화ㆍ발전을 거듭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1세기의 새로운 경제사회 패러다임으로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y)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식(知識)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일반재화와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 인력·기관 한 데 모아야
첫째, 급속히 증가하는 정보들이 축적돼 새로운 정보와 지식체계 그리고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 지식은 이와 같이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와 수확체증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식은 많이 축적될수록 새로운 지식 창출이 더욱 용이해진다는 특성을 보인다. 특히 지식기반경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의료복합 및 서비스시장의 경우 첨단의료복합 분야 정보와 연구개발(R&D)은 매우 높은 지식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있어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지식은 공개적이고 공공재적 특성을 지닌다. 개인이 가진 지식은 얼마든지 공유가 가능하며 이에 대한 타인의 접근을 완전히 막을 수도 없다. 인터넷 등으로 생활과학(웰빙ㆍ 헬스케어 등)의 일반화가 심화ㆍ발전하면서 다양한 의료정보 제공과 의료복합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정보가 웰빙 및 헬스케어 등과 만나면서 다양한 보건의료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 특히 치료중심 시대에서 예방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 증대와 그에 따른 서비스 및 정보와 제품들이 창출되면서 첨단의료복합시장 또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의료관광서비스 산업의 폭발적인 증가가 대표적인 예다.
셋째, 지식의 집적화 현상이다. 지식은 그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외부로 파급돼 관련 경제주체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면서 지식근로자가 많이 모여 있는 집단일수록 그 생산성이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대부분의 세계적인 첨단의료 클러스터들은 연구인력 및 연구개발 산학연 기관들 그리고 병원ㆍ제약회사가 어울려 집적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에 따라 지식이 각 경제주체 및 국민경제 전체의 성과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지식의 창출ㆍ확산ㆍ습득 그리고 활용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혁신능력을 배양하고 이러한 능력이 성장의 기반을 이루는 경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지식기반경제는 새로운 지식산업의 등장, 특히 IT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기술(BT)의 결합으로 단순한 치료의 목적이 아니라 생활전반에 연계된 웰빙과 헬스케어 등의 새로운 보건의료복지 시장이 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70년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에서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시작된 바이오클러스터는 유럽과 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바이오클러스터 내 300여개의 회사는 13만명 이상을 고용하면서 기업가치 합계가 4,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다. 영국과 유럽의 옥스퍼드ㆍ케임브리지, 스톡홀름 등은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클러스터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적 제약회사와 연구개발공동센터를 설립하고 유명의료기관과 제휴를 통해 바이오폴리스(BioPolis)를 건설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새로운 보건의료복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구상은 매우 시기적절한 것으로 판단되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국가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하겠다.
따라서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계획과 추진에 있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즉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의 주요 성공요인을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의 주요 성공요인에는 우수한 연구인력ㆍ연구기관의 존재 유무, 이들 연구성과의 상업화 및 기업화를 이룰 수 있는 가치사슬의 형성, 새로운 의료복지 시장 형성 기반과 여건 조성 등이 있다.
상업·기업화 여건 조성 필요
지식기반경제와 의료복합시장 부상으로 세계적인 기업과 국가들의 전략적 접근과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성장동력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은 국가전략산업적인 측면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다. 우수한 연구원과 연구개발 산ㆍ학ㆍ연 기관들이 가장 많이 집중돼 있고 대형 병원들 및 제약회사들이 집적화된 지역들의 적극적 참여와 전략적 활용이 요구된다.